학생상담센터 기자체험기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 어쩌면 대학생들에게는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 친구 관계, 성적, 취업, 성격 등 고민등 대학생들의 고민은 여러가지 이유로 다양하다.
이런 ‘고민의 늪’을 나 역시 피할 수 없었다. 3학년이 된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불투명한 미래와 그로 인한 불안함이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 부모님의 기대로 인한 부담감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는 섣불리 털어 놓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교수님의 소개로 ‘학생상담센터’를 찾았고, 지난 6개월 간 상담을 통해 생각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었다.

고학년, 그 이름에서 오는 불안함

3학년이 되자, 새 학기의 설렘과 함께 ‘고학년’이 됐다는 생각에 불안함이 몰려왔다.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스트레스가 됐다.
 주변을 돌아보니, 친구들은 대외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 또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만 앞섰다.
친구들은 앞으로 나가고 있었지만, 나는 뒤에서 친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평소와 다를 것이 없던 강의시간이었지만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수님의 목소리가 그날따라 유난히 더 크게 들렸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교수님께 찾아갔다.
그 당시의 느꼈던 불안한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드려보니, 교수님께서는 ‘학생상담센터’를 소개해 주셨다. 나는 그날 바로 학생상담센터로 찾아가 상담을 신청했다.
그 후 공강시간마다 학생상담센터에 들려 몇 가지 심리검사를 하고 난 뒤, 시간 약속을 잡고 상담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상담은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정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매번 상담선생님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나를 온전히 드러내게끔 도와준 상담기간 동안 눈물도 많이 흘렸다. 표현에 인색했던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조차도 나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상담을 들어주는 전문가라 더욱 신뢰가 되어 상담에 더 성실히 임할 수 있었다.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어

말주변이 없어 걱정을 했었지만,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상담선생님은 진지하게 경청해주시며 기록 을 하셨다.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으니 나도 더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소극적인 성격인 나는, 나중에 취업을 할 때도 영향을 미칠까 두려웠다. 그래서 진로문제를 걱정하기 전에, 성격에 대해 상담을 시작했다.
하루는 선생님께서 친구들과 가족에게 나의 장점 물어보기를 숙제로 내주셨다. 지인들은 나에 대해 “배려심이 많다. 밝은 표정을 갖고 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등 평소에 내가 장점으로 여기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말했다.
몰랐던 장점을 타인을 통해 알게 되니,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선생님께서는 “용기를 갖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라. 갖고 있는 수많은 걱정들을 달리 생각해 봐라”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다. 또한 “남의 이야기까지 통제할 수 없으니 뒤에서 누가 내 이야기를 하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말고,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말아라”라고 말씀해주셨다.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던 내가,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서만 끙끙 앓다가 다른 사람에게 시원하게 내 이야기를 하며 드러내니, 왜 사람들이 지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지인들과 소통 횟수가 적어 다른 사람의 이야기들도 접할 기회가 적었던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것을 통해 생각의 관점이 달라진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지름길이 아닌 새로운 길 가보기

선생님께서 나 자신 탐색하기에 대한 과제를 주시면 성실히 해갔다. 다음 주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하시면 그 주제에 대해 일주일간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을 정리해갔었다.
정말 간절했기에, 그 시간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다. 상담하고 나면, 상담내용을 다이어리에 적고 선생님께서 해주신 여러 조언들을 실생활에 적용하여 나름대로 변화하고자 노력했다.
6개월 간의 상담을 통해 크고 작은 생각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 덕분인지 작년의 나의 생각과 올해의 나의 생각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이처럼 사람의 생각은 어떠한 계기에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일기장과 별개로 생각노트라는 나만의 노트를 만들었다. 상담이 끝난 후, 생각노트를 훑어봤다.  과거에 내가 어떤 생각방식을 갖고 살았었는지와 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많이 발전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어떤 문제로 고민을 시작하면, 우리는 항상 두 갈래의 갈림길을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평소 생각하던 방식인 ‘지름길’이고, 다른 한 길은 새로운 생각 방식인 전혀 가보지 않았던 ‘낯선 길’이다. 여기서 우리의 생각은 습관처럼 ‘지름길’을 선택한다.
분명, 당신의 고민을 알게 된 누군가는 당신의 고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지도 모른다.
생각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다면, 또는 여전히 갔던 길을 선택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지금 계산관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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