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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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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방제에 온힘 쏟던 인생, 이제는 기부에 집중할 것”개교 110주년 특집기획 동국을 만드는 나눔 <1> 세스코 회장 전순표(농학 57졸) 동문

"저희 집에 벌레가 있어요. 재수벌레라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 안될까요?"
"재수벌레의 특성은 자칫하면 삼수벌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잘 보살피고, 다독거리고, 응원해주어야 11월 중순경에 있을 번데기 탈피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해충방제회사 세스코의 인터넷 게시판 글이다. 우문현답으로 유명한 세스코 인터넷 게시판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감동까지 준다. 게시판이 이토록 감동적이라면 이 기업의 경영자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기업의 경영자, 세스코 회장 전순표(농학57졸) 동문을 만났다.
 

우연으로 만난 농학, 운명으로

전순표 동문은 우연한(?) 기회로 우리대학 농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우리대학 농학과가 제2외국어 대신 생물을 시험과목으로 지정했기 때문. 시골에서 자라 제2외국어를 배울 수 없었던 전순표 동문은 고민하지 않고 농학과에 지원했다.
그러나 입학 후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농학을 대학에서까지 배울 수는 없다는 생각에 불쑥 부총장실을 찾아가 전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과에 실패한 그는 농학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운명이다 싶다. 만약 그 때 전과했다면 지금은 남들처럼 회사 취직 후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지금의 세스코는 없었을 것이다.”
그 후, 우리대학에서 석사 과정까지 마친 그는 전공을 살려 농림부 공무원이 된다. 농림부 공무원으로서 그는 쥐를 잡아야만 농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2년간 영국 연수를 떠날 기회가 생겼고 방제 선진국인 영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귀국 후 영국에서 배운 방제 노하우로 농학박사 학위를 받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쥐박사’가 된다.

   
 

그러나 전순표 동문은 잘나가던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사업을 시작했다. 병충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엄청난데도 공무원의 역할로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무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많이 힘들었다. 돈이 많지도 않았고 그래서 부인과 함께 어렵게 사업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고용할 수도 없어 사업 초기에는 직원이 한명 뿐이었다.”


                                            

사회책임 = 사업의 성공요인

열악한 현실에서도 불구하고 그를 버티게 한 것은 공동체에 대한 남다른 생각이었다.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버텼다. 나 자신만을 생각했다면 아마 못했을 것이다. 내가 국내 1호 쥐박사인데 그냥 공무원으로 살 수는 없었다. 다행히 부인도 날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사업가로 변신했던 자신의 삶을 얘기하던 전순표 동문은 요즘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현실에 대해서도 말했다. “취업이 어려워 많은 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직업이 다 그래야 하지만 공무원은 특히나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 없이는 힘든 직업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단순히 개인의 행복만을 위해 공직 진출을 꿈꾼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를 위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일까. 사업이 자리 잡자 그는 기부활동에 집중했다.
한국로터리클럽 활동을 시작으로 ‘오퍼레이션 스마일’, 장학회 설립, 우리대학 장학금 기부까지 나눔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달랐다.
“사실 나는 국제적인 도움을 받아 큰 사람이다. 방제공부를 영국에서 하지 않았나. 내가 이룬 것은 나 스스로 이룬 것이 아니다. 그래서 반드시 남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국제적 도움을 받아 큰 사람”
수많은 기부 활동 중 그가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오퍼레이션 스마일’ 활동이었다.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언청이’라고도 불리는 구순구개열에 걸린 아이들의 수술을 돕는 비영리 단체다. “이 병에 걸린 아이들은 외적인 부분 때문에 학교도 못가고 사회로부터 고립된다. 그런데 이 아이들을 수술하기 위해서는 300불이면 충분하다. 우리 돈 30만원으로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것이다. 4년 동안 약 1000명의 아이를 도왔다. 정말 뜻깊은 일이었다.”
인터뷰 도중 스마트워치로 전화를 받는 전순표 동문의 모습에서는 전혀 나이를 느낄 수 없었다. 실제 전순표 동문은 82세의 적지 않는 나이지만 외모와 목소리에서는 젊음이 넘쳐흘렀다. 문득 그의 건강관리법이 궁금했다. “지금도 매일 5시에 일어나 국선도를 한다. 30년째다. 명상, 요가, 단전 호흡과 스트레칭 등을 한다. 외국 출장을 가서도 빼먹지 않는다. 매일 꾸준히 관리한다.”
 

남다른 인생관이 감동적 게시판으로

그렇다면 전순표 동문이 바라보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전순표 동문에게 세스코는 어떤 사람을 채용하느냐고 물었다. “성실한 사람이다.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성실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도 중요하다. 사회 없이 어떻게 개인이 있겠나.” 전순표 동문의 답변을 들으니 세스코 게시판의 답변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전 동문의 남다른 인생관이 결국 감동적인 게시판을 만든 것이다.
우리가 만난 전순표 동문은 항상 사회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책임의식으로 시작한 방제회사도 이제는 세계적인 환경위생회사로 거듭났고 국내에서 시작했던 기부활동도 국제 기부로 커졌다. 그런 전순표 동문이기에 언젠가는 기회가 오니 현실에 실망하지 말라며 학생들에게 했던 말이 더 뜻깊게 다가온다. 그의 다음 기부가 기대된다.
 

김창용 기자  dragon645@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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