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 거주 익명의 70대, 거동 불편해 전화로 입금사실만 알려

70대 노(老)보살이 동국대에 1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동국대(총장 한태식)는 자신을 전남 장성에 거주하는 인왕보살이라고만 소개한 익명의 70대 노(老)보살이 평생을 아껴가며 모은 전 재산 1억 원을 동국대에 쾌척했다고 16일(수) 밝혔다.  

인왕보살은 지난달 27일(금) 동국대 기금모금 담당부서인 대외협력처(처장 이관제)로 전화를 걸어 동국대에 기부의사를 전했다. 인왕보살은 “앞으로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야 결국 사회와 나라가 발전한다고 생각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종립대학인 동국대에서 훌륭한 인재를 더욱 많이 키워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 기부금 계좌에 1억 원을 입금했으니 확인해보라”고 덧붙였다.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기부자의 신분확인을 위해 재차 누구신지 물었다. 그럼에도 인왕보살은 평생 독실한 불자로 법주사, 낙산사, 남해 보리암, 동화사 등 전국 사찰에서 기도와 불사를 하며 지내왔다고만 했다. 또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하루도 빼지 않고 동국대와 나라의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길 기도하겠다는 이야기만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총장은 장성으로 직접 찾아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인왕보살은 “12년 전 실명했다. 눈이 보이지 않아 찾아오더라도 제대로 대접할 수도 없는데다 그저 작은 정성일 뿐이니 굳이 오실 필요 없다”며 “기부금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됐으면 한다. 사회와 나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동국대에서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는데 힘 써 달라”고 당부하며 끝내 거절했다.

이에 한 총장은 전화로 인왕보살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갖춘,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명품인재를 길러내는데 소중하게 사용하겠다”며 “눈이 녹고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내년 봄에 학교로 초청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거절하지 마시고 꼭 방문해 달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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