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번 학생회 및 학생자치기구 선거에서 선관위의 미흡한 업무처리로 선거과정의 공정성 의혹 등이 불거졌다.
우선 선관위가 유권자 일부에게만 투표독려를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사회과학대 학생회 선거에서 투표율을 넘기지 못해 임의로 투표시간을 한 시간 연장했으나, 연장 후에도 투표율 이 50%에 못 미치자 선관위가 선거인 명부에서 미 투표자 중 일부에게 임의로 전화해 투표독려를 한 사실도 밝혀졌다. 후보 학과 학생들에 편중됐다는 의혹도 있어 어떠한 해명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예술대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날인이 누락된 투표용지가 202장 배부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정족수 미달로 개표가 불가능했지만 선관위의 실수로 학생들의 소중한 한 표가 모두 무효처리 될 판이었다.
이밖에도 투표 시간을 엄수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됐다. 공과대 학생은 “5시 57분에 투표소를 찾았으나, 이미 철거돼 투표를 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지난 4일 SNS와 자보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잘못을 인정했다. 또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자세히 밝힐 것”이라며 “총대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며 내년 1월 1일 임기가 시작되는 총대의장의 거취 여부 또한 진상조사위원회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비밀선거,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이는 민주주의 선거의 4대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투표 독려행위로 투표권에 차등을 두지 않는 보통선거의 원칙이 깨졌고, 투표시간을 임의로 조정해 평등선거의 원칙도 깨졌다고 할 수 있다.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내놓은 선관위의 선거결과를 학생들이 얼마나 신뢰할지 의문이다.
우리대학 ‘학생회 선거시행세칙’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선거시행세칙 제ㆍ개정일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제ㆍ개정됐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총대의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매년 입맛에 맞게 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포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것도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일부에 의한 횡포로 이어지고 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다. 건강한 학생사회를 위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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