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독립출판으로 나만의 책 만들기

 
창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내 책’ 혹은 ‘내 사진집’을 가지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립출판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집, 만화, 산문집, 시집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정해져있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이면 된다. 전부 ‘독립출판’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종환 군은 산문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종환 군은 유명한 작가도, 저명한 인사도 아닌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는 어떻게 책을 출간할 결심을 했을까. 이에 콘텐츠 기획부터 내용 작성, 인쇄에 이르기까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책을 만들 수 있는 ‘독립출판’이 그 답이라고 종환 군은 말했다.
종환 군은 “대형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대학생인 저에게는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책 쓰는 일이 막연하고 대단하게만 느껴졌어요. 그러던 중 독립출판을 알게 됐죠”라며 독립 출판에 발을 디딘 계기를 전했다.

 

‘누구나’ 출판할 수 있다

   2014년 서울시에 등록된 12개의 독립출판서점은 2015년 60개로 늘어났다.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주로 독립출판을 찾는다. 이런 열풍을 두고 홍대 인근에서 독립출판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짐프리’ 대표 이진곤 씨는 출판 환경의 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소위 말하는 ‘컴맹’도 ‘인디자인’과 같은 편집 프로그램을 4주 정도 배우기만 하면 책을 만드는 데 무리가 없다. 또한 몇 백 만원에 달하던 값비싼 사용료가 월 2만원 내외로 저렴해져 일반인들도 쉽게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더불어 창작자 본인과 인쇄소를 직접 연결해 주는 독립출판 업체가 늘어나며 소량 인쇄가 가능해진 환경도 인기에 한 몫 했다.

 

기획부터 인쇄까지 내 맘대로

‘세상에 하나뿐인 책’이 내 손안에 들어오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이 씨에 따르면 독립출판의 첫 번째 단계는 책의 내용을 ‘기획’하는 것이다.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하고 책의 제목, 목차 등의 세부 사항을 정한다. 이렇게 책의 기획을 마치고 나면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원고 작성이다. 이 때 원고의 형태는 제한이 없다. 글이나 사진, 그림 등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다.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실을 수 있다는 점은 독립출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내용 구성이 끝났다면 이제는 책을 디자인 할 차례다. 처음 하는 디자인 작업이 부담스럽다면 독립출판서점에서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평균 4주 정도의 기간을 거친다면 기획부터 편집까지 내 힘으로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결과물을 인쇄소에 넘기는 것으로 제작과정은 끝이 난다. 이 때 50페이지 책을 50부 발행하는 기준으로 약 25만 원정도의 인쇄료를 지불한다. 인쇄까지 마치고 나면 비로소 온전한 ‘나만의 책’이 완성된다.

 

독립출판서점 통해 유통 가능해

비로소 완성된 책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홍대와 대학로 또는 용산 인근에 위치한 독립출판서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해방촌 부근에서 독립출판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을 운영하고 있는 강영규 씨는 “메일을 통해 입고 의뢰를 받고 있다”며 “입고 비용은 없지만 판매 수수료 지불로 책을 유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입고된 책은 독립출판서점에 들르는 불특정 다수에 의해 구매되고 읽힌다. 강 씨는 “우리 서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출판물은 이미 많은 독자층을 확보해 정기간행물 형태로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입소문을 타고 수요가 높아지면 책을 시리즈로 낼 수도 있는 것이다. 마니아층이 확보되면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베스트셀러 작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다.

 

▲ 독립출판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
한계보다는 가치에 주목해야   

‘하나뿐인 책’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개인 서적을 낼 수 있다는 점은  독립출판의 큰 장점이지만 한계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재고가 300부에서 500부 정도로 한정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누구나 살 수 있지만, 언제나 살 수 없다”는 점이 만드는 사람에게도 사는 사람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독립출판이라는 분야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도 큰 걸림돌이다. 기성출판이 출판의 모든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 씨는 “기성출판을 통해 걸러진 생각들이 아닌 다양한 표현들을 접할 수 있는 독립출판물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강 씨는 “같은 내용을 책으로 내더라도 독립출판은 작가의 창의적인 편집이 담겨있어 매력이 있다”며 독립출판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는 출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독립출판은 이를 덜어줄 수 있다. 그렇게 출판된 온전한 ‘내 책’은 같은 값을 지불하고 구매한 책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닌다. 올 겨울, 가까운 지인에게 ‘나의 이야기’를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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