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열린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에서 탱화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일면 이사장 스님을 포함해 ‘이사전원 사퇴’라는 결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학내 구성원들의 단식 중단이 선행되지 않을 시 무효로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총장 선임과정에서 종단 개입과 논문표절의혹이 일었던 한태식(보광) 총장의 거취문제가 거론되지 않아 학내 사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종단의 총장선출과정 개입사태 이후 학생회와 교수협의회 등 대학 구성원들은 ‘미래를 여는 동국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면 이사장 스님과 한태식(보광) 총장 사퇴를 주장해왔다. 고공농성과 학생총회 성사, 학내구성원들의 연쇄 단식에도 학교법인과 대학본부는 묵묵부답으로 일 년 여 간의 시간을 끌어왔다. 학내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불교계에 대한 분노 섞인 여론으로 확산돼 진퇴양난에 빠지자 마지못해 이사전원사퇴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새로운 이사회 구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종립대학 특성상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추천과 조계종 중앙종회의 동의를 거쳐 법인 이사가 선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조계종의 영향력 행사를 피할 수 없기때문이다. 또 법인 구성이사 13명 중 9명이 스님이사로 구성돼 있어 더욱 우려는 크다.

우선 이사 전원 사퇴로 학내사태의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특히 이사회의 결정에도 대학본부는 아직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취임 시 구성원의 화합과, 일심동행을 약속했지만 구성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학내 구성원들은 아직도 한태식(보광) 총장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한태식(보광) 총장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구성원들에게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 종단 개입의혹으로 시작된 모든 사태는 본인이 풀어야 하는 숙제이다.

개교 110주년을 맞는 동국대학교는 미래를 향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대학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사들로 학교법인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해야하고,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감정의 골도 봉합해야 한다. 또 모든 일이 종단의 부당한 개입으로 시작된 만큼 종단과 학교와 바람직한 관계정립도 필요하다.

구성원들은 미래로 나아가는 동국대학교를 위해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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