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일호 경제학과 교수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캥거루족과 프리터족에 이어 니트족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취업인구 가운데 결혼을 포기하고 더 이상의 교육도 받지 않으며 취업도 포기한 채 직업훈련을 하지 않는 청년 무직자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 니트의 비율은 18.8%로 OECD평균인 15%보다 3.8%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족은 경제적 독립성이 결여된 캥거루족이나 일정한 소득을 위해 잠시 경제활동을 하는 프리터족에 비해 완전히 경제활동을 포기한 사람들이기에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청년실업은 경제난으로 인한 고용환경 악화로 신규채용을 줄이고, 대신 경력직을 선호하며, 수명이 늘어나 퇴직 연령이 연장되어 청년 신규채용이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청년층의 취업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중소기업이나 3D업종 기피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취업을 포기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젊은이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청년층의 취업난이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 국가의 잠재성장률이 둔화되 경제위기를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인적자원의 고갈로 국가의 미래가 없어지게 된다.
특히 니트족이나 캥거루족 그리고 프리터족의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대되어 사회질서의 파괴, 가족의 붕괴, 출생률 저하 등으로 이어져 사회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청년실업과 취업포기 현상은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다. 전후 2세대들이 비교적 안정되고 풍요로운 성장배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 상실과 이기적 사고, 경제적 의존성이 표출되어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정부, 기업, 대학과 청년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풀어야 할 과제이다. 지난 몇 년간 수도 없이 많은 취업과 창업 지원정책들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현재 실시되고 있는 인턴제도나 창업지원 정책의 효과는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턴제도나 현장실습이 실질적으로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해야할 것이다. 청년층의 창업은 한계가 있다. 과연 대학을 졸업한 청년에게 취업 대신 창업을 유도하는 정책이 바람직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재학 중 창업 경험과 도전정신을 기르는 것은 좋은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졸업 후 사회경험이 없는 청년들의 창업성공은 기적을 바라는 일과 같다. 누구나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그동안 비축해두었던 자금을 풀어 투자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할 것이며,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대학은 노동의 신성함과 땀의 소중함을 교육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커리큘럼의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한 협력과 노력이 청년과 기업을 살리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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