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인생에 소중한 재산이 될 여행, 꼭 떠나세요!

 

 

이제 곧 탑승할,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펜을 든다. 지금까지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간다. 이 긴 여행이 다 끝났다는 시원함 때문인지 아니면 벌써 여행이 끝나버렸다는 섭섭함 때문인지 이유모를 묘한 감정이 날 지배한다.
여행 첫 날,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지금 발자국을 떼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반,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설렘 반에 울컥하는 감정이 있었는데, 340여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여행을 시작하는 그날도 힘차게 발자국을 뗐듯이 지금도 힘차게 일어나 비행기 탑승로로 들어가려한다.

 

세계여행 후유증

집으로 돌아온 후 약 한 달 정도는 맛있는 한국음식과 보고 싶었던 친구들과의 재회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특히나 대한민국 음식의 위대함은 여행하면서 쌓인 갈증과 여독을 풀어주기에 충분했고 값싼 소주는 여행에서 방금 돌아온 나에게 현실과 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며칠 동안은 참 많이 속상하기도 했었다. 항상 새로운 것들을 보고 다니고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는 삶에 또 적응해있던 나에게, 다시 돌아와 본 우리네 삶은 소름끼치도록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다.
사실 1년의 기간 동안 많은 것이 변할 거라 착각하고 있었고 내가 항상 겪어왔던 새로움이 이 현실에도 적용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름끼치도록 똑같았고, 심지어 우리 동네를 지나가는 버스들의 번호가 그대로라는 것에, 학교를 가는 길의 풍경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에 무언가 설명하지 못할 속상함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변하지 않은 것은 나였다. 1년 전과 무섭도록 같은 모습에, 변하지 않은 마음의 창에 내가 바라보는 세상도 변하지 않게 만든 것이다. 약 2주 정도는 이런 우울함에 시달렸고 여행이 끝남과 동시에 내 인생도 끝난 것 같은 허탈감에 시달렸다.

 

새로운 적응, ‘나눔 강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던가. 아니면 여행 중에 훈련해왔던 적응력이 다시 되살아난 것일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다시 현실에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섰다. 어떻게 하면 내가 다녀온 여행을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아무것도 안하고 여기서 멈춘다면 이 여행은 그저 소중했던 추억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그러기엔 너무 아깝다.
 여러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나눔 강연’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지금 세계여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책만으로 정보를 얻기에는 직접적인 경험담이나 호기심을 풀기가 어렵기 때문에 세계여행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또 궁금증을 해결하는 자리를 만들면 참 좋을 것 같아 ‘나눔 강연’을 추진하게 되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어 인천, 수원, 전주, 광주, 부산, 대구, 강원도 그리고 서울까지 전국 곳곳을 돌며 강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특히 서울에서는 동국대학교에서 장소를 지원받아 현재 재학생인 나로서는 아주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것을 찾아가며 여행을 통해 배운 여러 행복의 요소들과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행을 하며 배운 것들은 참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앞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꼭 마음속에 지니고 갈,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할 것, 내 몸과 마음에 여유를 가질 것, 마지막으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단 현재를 즐기며 미래를 준비할 것, 이 네 가지를 명심한다면 분명 행복에 한발자국 더 가까운 삶을 살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 한마디

그동안 칼럼을 쓰면서 직접 보고 느낀 걸 최대한 현실적으로 전달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글재주가 좋지 못해 때로는 이 표현의 한계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때로는 더 많은 곳을 전해주지 못해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진심을 담아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습니다. 그 중 당신에게 큰 감동을 주는 곳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죽기 전에 꼭 나가보십시오. 지금도 묵묵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유적지, 자연 그리고 사람을 실망시키지 말고 꼭 찾아가보시길 바랍니다.
그대의 멋진 여행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그동안 ‘김현석의 행복을 찾아 떠난 세계여행’을 구독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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