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장순 / 연극영화학과 80졸 /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
 한류란 우리 대중문화의 세계적인 확산현상이다.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이 말이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11월 클론의 북경공연 이후다.
 북경공인체육관을 가득 메운 중국의 소황제들은 “꿍따리 샤바라”를 따라 부르며 열광했고, 이 같은 중국 젊은이들의 K-pop에 대한 충성도는 한류 탄생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그러나 언어기호 한류의 등장을 가능하게 한 것은 클론의 북경공연 이전인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MBC)가 조성한 중국 내의 한국 드라마 붐이다.
 국영 CCTV를 통해 방송된 <사랑이 뭐길래>는 사상 유래가 없는 선풍적 인기를 끌며, 중국인들의 뇌리에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한국 드라마의 매력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그럼 왜, 동악은 한류 문화의 발원지이고, 동국인의 자부심인가? 한류의 발전과정은 크게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1차 한류시대(1987~2009)와 K-pop을 중심으로 한 2차 한류시대(2010~현재)로 그 시기가 구분된다.
그 가운데서 우리 동악은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1차 한류시대의 주역이다.
 인의예지를 기초로 한 한국 드라마의 건전성을 중국인들에게 각인시킨 <사랑이 뭐길래>의 주인공 하희라, <질투>(MBC)와 더불어 한국 최초의 수출 드라마로 기록된 <여명의 눈동자>의 채시라, 한류의 개념적 선사시대인 1990년대 한류 정착기(1994~1996)를 가능하게 한 <모래시계>(SBS)의 이정재, 언어기호 한류의 등장과 함께 한류의 역사시대를 열게 한 2000년 초 <가을동화>(KBS)의 한채영, <아름다운 날들>(SBS)의 류시원, 2000년대 중반 드라마 수출의 절정기를 있게 한 <파리의 연인>(SBS)의 박신양, <찬란한 유산>(SBS)의 한효주, 이승기, 일본이 한국 드라마를 모방하기 시작하는 역모방의 시대를 열게 한 <아이리스 2>(KBS)의 김소연, <별에서 온 그대>(SBS)의 전지현 등이 모두 우리 동국인이다.
 특히, 문화할인율이 높아 누구나 수출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사극 사상 처음, 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명성황후>(KBS)의 이미연, <뿌리 깊은 나무>(SBS)의 한석규 등도 우리의 자랑스런 동문이다.
이처럼 1차 한류시대는 우리 동악인이 일궈낸 우리들의 역사다.
 2005년 봄 국회 한류공청회에 초대된 대만 (주)인스리아의 대표는 “한국은 5천년 역사 이래 가장 거만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일갈했다. 칭찬 같기도 하고, 불쾌감의 표현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지금 5천년 역사 이래 가장 화려한 전지구적 한국 대중문화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심에 우리 동악인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한류학의 이론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한류학자로서 마지막 바람이 있다면, 우리 동악인이 1차 한류시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전개될 미래 3차 한류시대의 주역으로 역사의 전면에 다시 나서주기를 발원한다.
 한류신화의 영원성이 곧, 동국신화의 영원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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