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만남을 통해 직접적인 조언과 위로 얻을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 높아

 

“이 시대 청춘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책을 통해서가 아닌 ‘사람’을 통해 듣는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시행되고 있는 휴먼북라이브러리에 대한 설명이다. 
휴먼북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인 로니 에버겔의 ‘사람이 책이다 - 리빙라이브러리(Living Library)’를 모델로 해 유명인의 지식 및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나이, 성별, 직업을 막론하고 자신만의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 이라면 누구나 휴먼북(사람책)이 될 수 있다는 모토로 사람 대 사람,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우리대학도 3년 째 휴먼북라이브러리를 시행하고 있다. 휴먼북라이브러리는 1년 중 가을 한,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시행되며 올해는 10월부터 12월까지 총 3달에 걸쳐 진행된다. 사람을 통해 책을 읽는다는 모토로 10명 이내의 학생들이 미리 제출한 질문과 고민을 휴먼북과 이야기한다.
휴먼북라이브러리를 우리대학에 도입한 김종철 전 학술정보서비스팀장은 “2012년 서울 노원구 공공도서관에서 휴먼북라이브러리를 시행하는 것을 보고 우리대학에도 교수와 졸업생 등을 휴먼북으로 선정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민호 동문 “나다움을 찾아야”

지난 달 휴먼북라이브러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이민호(영어영문학, 10졸)동문은 TV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통해 “나다움을 찾아야 내 다음이 보인다”고 이야기해 화제가 되었다. 그는 이번 라이브러리에서 “선배, 저 어떻게 하면 좋죠?”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학업, 진로, 관계 등 청춘에 대한 고민 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진로를 바꾸는 것이 불안하고 그동안 해왔던 활동이 아깝다는 한 학생의 고민에 “점들이 여러 군데 퍼져있으면 그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점들을 다 잇고 나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지금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진로와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활동들이 나중에는 자신한테 자양분이 된다”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어 “지금 당장 나에게 힘든 일일지라도 나중에는 나에게 여유와 행복을 가져다 줄 수도 있으므로 멀리 바라볼 수 있는 현안을 가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상호소통이 가능해 효과적

많은 대학생들은 생각보다 주위에 조언을 구할 ‘멘토’가 없다고 토로한다. 학교 안에서 만나는 선배들은 대부분 같은 고민을 하는 또래이며 부모님이 우리의 상황을 이해주시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해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고 간 강연에서는 객석을 가득 매운 청중들로 인해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기자가 직접 ‘열람’해본 휴먼북은 강연자와 청중과의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강연과는 남다르다. 휴먼북과 즉문즉답이 가능하며그 과정이 결코 흐름을 깬다는 느낌을 주지 않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상호소통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민호 휴먼북은 자신과 같은 꿈을 가졌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고민하고 있는 한 학생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자”며 휴먼북라이브러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휴먼북라이브러리는 학생들이 명사와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살아있는 도서관’을 실천하고 있다.

 

휴먼북라이브러리 참여 부족

아직은 ‘책 대신 사람’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회 곳곳에서 휴먼북라이브러리를 활성화 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얼마전 서울시는 ‘서울 휴먼라이브러리 활성화 협약’을 통해 휴먼북라이브러리를 홍보하고 있다. 협약이 이루어 진 것이 지난 9월임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대학에서는 비교적 선구적으로 휴먼북라이브러리를 시행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휴먼북라이브러리에 대해 아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중앙도서관 건물 외벽에 크게 현수막을 전시하거나 SNS를 통해 휴먼북라이브러리 홍보 글을 게시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우리대학 휴먼북라이브러리를 담당하는 최경진 학술정보서비스팀 과장은 “올해 휴먼북라이브러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참여율이 낮지만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홍보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히며 “살아가며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좋은 기회인만큼 학생들이 많이들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휴먼북이 우리학교 교수, 동문이기 때문에 다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학생들에게 따끈따끈한 취업전략을 소개해 줄 수 있는 졸업생부터, 흔치않은 연예 전문 신문사 기자까지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휴먼북들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어서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눈앞의 휴먼북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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