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화여대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사복경찰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날 오후 2시경 박근혜 대통령은 전국여성대회의 축사를 위해 이화여대를 방문했고, 이에 150여명의 학생들이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고 집결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통제하려는 사복경찰들과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에 올라가려는 학생들과의 충돌이 벌여졌다. 본교 학생이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에 출입하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학교 당국의 노력은 전혀 없었다.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을 상대로한 강압적인 통제, 학생들의 통행 자유권과 표현의 자유권마저 묵살시키려는 박근혜 정권의 모습은 과거 유신정권을 연상시킨다.
최근 대학가를 비롯해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은 연일 들끓고 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태도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국회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적화통일”이니 “북한의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누구인가.
현재 역사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과 스리랑카, 몽골뿐이다. 앞서 UN은 특별보고서를 통해 국가주도의 단일화 역사교육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마저 UN의 권고를 받아들여 교과서를 검정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강행하고 있는 국정 시책을 보면 유신정권으로 회귀한 듯하다. 무엇보다 국정교과서라는 후진적인 발상은 21세기를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다. 어떤 경우든 역사를 정권이 재단해선 안 된다” 불과 10년 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연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려 하지 말고 본인이 했던 말에 책임을 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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