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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마칼리지 고전 소개] - 에른스트 슈마허의 ‘작은것이 아름답다’큰 것에 도전하는 작은 것의 아름다움
  • 박재현 수습기자
  • 승인 2015.11.02
  • 호수 1569
  • 댓글 0

 다음 2가지 물음에 답해주길 바란다. a)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건물은? b)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건물은? 우리는 첫 번째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느새 큰 것에 집착하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큰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생활 내내 안간힘을 쓰고, 키가 큰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부러운 마음을 가진다. ‘큰 것’을 좋아하는 학문도 있다. 바로 ‘경제학’이다. 주류경제학에는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다. 어떤 물건을 생산할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수록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원리이다. 주류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일 때는 큰돈을 풀어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흥미롭게도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 슈마허는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주류경제학자들과 다른 주장을 한다. 그는 제목 그대로 아름다움은 ‘작은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생산’에 관련된 내용이다. 저자는 현대인들이 더 크고 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환경파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건 생산으로 얻은 돈이지 베어진 나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마허는 대규모의 생산은 위험한 생각이고, 적당량을 생산해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개도국 원조 방안’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는 대규모의 자본이 한 곳에 치우친 형태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두 가지 문제를 양산한다고 지적한다. 도시와 농촌 간에 격차가 극심해지고, 자본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슈마허는 책에서 각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전자는 소규모의 자본을 도시와 농촌에 분산 투자하는 것으로, 후자는 ‘중간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말이다.


 ‘중간기술’이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의 생산을 도와주는 것을 뜻한다. 슈마허는 두 가지 중심내용을 설명하며 불교적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욕심을 간소화하고 큰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개도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슈마허의 철학은 종교의 가르침을 현실 세계에 적용한 ‘불교 경제학’으로 대표된다. 그는 현재 우리의 생산방식 그 이면을 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생산을 줄임으로써 자연 스스로가 회복할 시간을 갖게 하자고 주장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소비를 줄여야 한다.


 학창시절, 우리는 ‘역설’에 대해 배웠다. 모순되는 문장에 더 큰 진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 책의 가치는 욕심을 간소화하고 소비를 줄일 때 우리의 마음은 더 풍성해진다는 역설적 표현에 있다. 큰 것에 사로잡혀있는 현대인들에게 그 의미는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박재현 수습기자  jhstime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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