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요구에 침묵하는 학교 본부 … 학내 문제 해결할 ‘골든타임’ 이대로 흘러가나

▲ 총학생회가 학교에 '대학자치 보장'을 위한 학생 요구안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9월 17일, 15년 만의 전체 학생총회(이하 총회)가 성사됐다. 이는 “성숙된 학생사회의 모습”이라는 평을 받으며 학내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총회가 성사되고 두 달 남짓, 캠퍼스에는 변화의 바람 대신 학생들의 농성 천막만이 우두커니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학생총회가 이루어지기까지

제47대 총학생회 ‘백발백중’(이하 총학)의 임기가 시작된 지 10여 개월이 지났다. 그간 총학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와 함께 종단개입에 대한 문제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총장선거 기간에는 이사장실 점거, 고공농성 등을 통해 “총장선출 원점서 재실시”를 외쳤고, 한태식(보광) 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된 후에도 “종단개입 거부,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교기념식이 진행되던 본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여 학교 본부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한 삭발을 감행하며 2학기 등록거부 서명운동을 선포했다. 김건중(정치외교4) 부총학생회장은 삭발식을, 최광백(행정4) 총학생회장은 3천 배를 진행하며 ‘종단개입 거부’에 대한 결의를 밝혔다. 또한 릴레이 108배, 성토대회, 사찰순회 등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총회 이후 어떤 변화 있었나

총학의 대학자치 보장을 위한 활동들은 지난 9월 ‘총회 성사’라는 결실을 맺었다. 학교가 총회 안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는 당시 학내 구성원들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두 차례의 논의테이블이 마련됐음에도 안건 이행에 대해 실질적인 답변이나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총학은 지난달 15일 총회 요구안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회장은 학교의 늦은 안건 처리에 대해 분노했고, 김 부총학생회장은 기자회견 이후 “학생들 의견을 외면하지 말라”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안건 이행에 대해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2차 논의 후 유관부서에 요구안을 검토하라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10월 7일 총학이 총회에 나오지 않은 내용도 추가로 요구했다”며 “이를 학교의 뒤늦은 처리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관 부서의 답변을 받고 추후 조정하기로 했던 3차 논의테이블은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꺼지지 않는 갈등의 불씨

지난 21일, 교무위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종립학교 건학이념에 위배되고 학교발전을 저해하는 활동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에 총학 측은 “종단의 총장선거 개입, 총장의 표절논문, 이사장의 문화재 절도 혐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또한 총학은 총무처를 방문해 퇴진요구 현수막 무단 철거에 대해 항의했다. 총무처 관계자는 “게시대가 아닌 곳의 게시물을 철거했다”고 답변했으나 총학은 “인격모독적 요소가 있어 철거했다는 학생지원팀의 말과 다르다”며 책임 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 결국 총장실을 방문한 총학과 교직원 사이에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최 회장은 학생들을 만나주지 않는 한 총장에게 “총장 자격이 없다”며 비난했다.
지난 26일, 총학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묵묵부답인 학교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전했다. 학교의 침묵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총학과 더 이상 해교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학교 사이 갈등으로 학내 상황은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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