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에 ‘가치’를 더하는 회사, 셰어하우스 더 팸(The Fam)

 

▲ 강윤식ㆍ김호철 공동대표

  대학생 소비형태에 ‘공유경제’라는 획기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소유’가 아닌 ‘공유’의 문화가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기업들은 기존 상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얇은 주머니 사정을 가진 대학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대학에도 ‘청년들의 거주 불안 문제를 해결하자’며 셰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한 학생들이 있다. 김호철(체육교육4), 정상민(산업시스템공학4), 강윤식(산업시스템공학4), 세 명의 학생들은 뜻을 모아 작년 겨울 ‘더 팸(The Fam)’이라는 셰어하우스를 열었다.
이들은 청년 거주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체감했다고 한다. 협소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서적으로 안 좋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는 김호철 군. 김 군은 실제 자취생활을 하며 우울증을 앓았다. 이들은 주변의 많은 학생들이 거주 문제로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가까이서 느꼈다.
‘어떻게 하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다른 사람과 함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어져 셰어하우스 1호점(동대입구점)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윤보다 청년 고민 해결이 우선

 더 팸은 얼마 전 2호점(뚝섬점)을 열어 현재 총 2개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방은 2인실, 4인실, 6인실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두 지점의 운영 컨셉(concept)은 ‘저렴한 가격’이다. 2인실의 경우 수도, 전기, 가스, 관리비와 생필품 지원을 포함해 월 35만 원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동종 셰어하우스들과 비교했을 때 15만 원가량 저렴하고, 원룸에서 생활하는 것과는 20~3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
김 군은 “월 500만 원 이상의 큰 수익을 거두는 셰어하우스도 많지만, 우리는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청년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데 집중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금 덜 벌더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자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바”라고 전했다. 셰어하우스는 한 학생당 평균 4~5평의 여유공간을 가질 수 있다. 고시원 같이 한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생활하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사용자가 늘수록 셰어하우스 사업이 거주 문제 해결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강윤식 군은 “자신이 처한 문제인 만큼 해결책을 찾는 움직임에 많은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열린 태도가 중요

 그러나 셰어하우스 사업에 관한 제도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사업을 운영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 우선,  홍보 수단과 범위가 한정적이다. 현재는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제휴를 맺은 공인중개사 등을 통해 홍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제도적 기반이 잘 마련되면 지역 단체나 대학교 등과 제휴를 맺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체적인 홍보채널을 구축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내 학생 뿐 아니라 외국에 거주하려는 학생들도 활용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플랫폼’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방을 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줄 계획이다.
정부의 사업 지원이 부실한 상황에 대해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 군은 “현재 국가는 책정된 예산으로 각종 학사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등을 지원하는 데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원활한 사업 운영을 위해 국가에 바라는 점은 국가의 지원금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세 사람은 “사업 자금 지원보다도 대안에 대한 열린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셰어하우스 사업을 자치단체, 민간 기숙사 또는 기업과 융합한다면 주거 빈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 군은 “정부는 공유 경제를 활용한 새로운 대안과 청년들의 움직임, 사회의 요구사항을 과감히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간이 아니라 문화를 나누는 곳 

 

▲ 셰어하우스 더 팸 2호점(뚝섬점)은 널찍한 거실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김 군은 “‘함께 하는 삶’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마련하는 것은 현재 우리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더욱 발전시켜야 할 남은 숙제다”라고 이야기했다. 강 군은 “삼포세대, 오포세대라는 말을 들으며 많은 것들을 포기해온 안타까운 청년들에게 셰어하우스는 힐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더 팸이 제공하는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스포츠 활동이나 야외 나들이, 하우스 파티, 멘토 초청 토크 콘서트 등에 참여하고 있다. 더 팸이 바라보는 셰어하우스는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곳이 아니라 독자적인 하우스 컨셉을 통한 ‘문화’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공유 경제’를 ‘문화’로 승화시켜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세 사람의 노력이 사회 문제의 대안 세력으로서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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