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만해광장에는 2천여 명의 동국인들이 모여 15년 만에 전체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그간 학생총회를 개최하려는 총학생회의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정족 수 미달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에서 2천여 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일면 이사장 스님·한태식(보광) 총장의 사퇴 요구 안건’이 상정된 총회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총회를 진행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상정된 안건에 대한 학생들의 표결과 인원 파악에 있어 미흡한 점이 많았다. 표결이 집계되기 전까지 자리를 떠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물론 자리를 비울 경우 참여 인원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못한 것이다. 출석 명단만 작성하면 참여로 인정된다고 알고 있던 학생들은 출석 서명만 남긴 채 하나 둘 자리를 비웠고, 총회가 시작한지 20분도 되지 않아 500여 명 정도가 빠져나갔다. 결국 총학은 총회 참여 인원 재점검을 하게 됐고, 이는 총회 진행 흐름을 끊기도 했다.
학내 최고 의결기구인 학생총회에 참여하는 것은 재학생들에게 매우 유의미한 경험이다. 학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생들과 논의하려는 총회의 목적도 좋았다. 그러나 무겁고 민감한 안건들을 짧은 시간 내에 의결하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총학생회칙 정족수 기준 완화 안건’의 경우, 충분한 토론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관계상 매우 급하게 진행하려 한 것은 분명 반성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한 학생은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총회 진행에 미흡했던 점은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총학생회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수행했다고 생각된다. 총회를 통해 표출된 학생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총학생회가 앞으로 남아있는 학교 본부와의 협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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