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는 나와 상관없는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가 ‘기자’에 이끌린 것은 한 드라마를 보면서다. 드라마 속 ‘기자’는 권력을 가진 자 앞에서는 당당했고 권력이 약한 자의 목소리에는 힘을 실어 주는 사람이었다. 문득 나도 글과 말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이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하나의 창구가 동대신문이었다.
‘수습기자’로 출근한 학보사에서 ‘기자' 생활은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대학 기자 생활은 평소 낯을 가리던 ‘나’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었다. 취재를 위해선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돼야 했다.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부탁했고 출입처 취재를 위해 낯선 직원들을 찾아갔다. 움츠러든 ‘나’는 기사 쓰기에도 자신이 없어졌다. 사실을 전해야 하는 기사에서는 한 문장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한 기사에 대한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게 되니 부담감이 몰려왔다. 스스로에게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했다.
이 질문의 답변은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였다.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는 두렵지 않다. 또 몇 번의 수정을 거쳐 ‘나의 글’을 만들어 내는 과정도 즐겁다.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펴지기 시작했다.
처음 기사를 쓰라고 했을 때 머리 속이 백지장이 되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나의 완성도 있는 그림을 위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오늘도 신문사에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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