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디지털 세대에게는 온라인 인상관리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SNS의 확산은 자기제시뿐만 아니라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내거나 취향과 관심에 기초한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SNS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재미로 올린 사진이나 사적으로 뱉은 말로 인해 집단따돌림이나 혐오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연인이나 친구가 올린 ‘비정상적’ 사진이나 정보 때문에 취업이나 승진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정보사회에서는 빅브라더스인 국가기구나의 범주적 의심이나 리틀브라더스인 자본주의 기업의 범주적 유혹에 따른 ‘원형감옥’의 위험이 상존하지만, SNS상에서는 ‘범주적 노출’이 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인에 대한 언론의 감시라 할 수 있는 범주적 노출은, 경쟁적 미디어에 의한 과잉노출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공적 주시 대상의 비리나 비위 행위에 대한 상향감시(sousveillance)라는 측면에서 소위 감찰민주주의의 한 측면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간의 경계가 불분명한 SNS에서는 이러한 범주적 노출의 대상이 정치인이나 연예인을 넘어 일반인으로 쉽게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실제로 사적인 관계의 비뚤어진 관음증에서부터 공적인 분노의 대상에 대한 마녀사냥식 ‘신상 캐기’에 이르기까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주적 노출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용자 참여를 강조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날로 발전하고 모바일 통신망과 지능형 단말장치의 활용이 급속히 늘어나는 등 기술적 환경이 변화되고 있지만,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보호하는 시민의식이나 법 제도적 장치는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공동체와 집단주의의 영향으로 개인의 권리와 사생활을 존중하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사회적 연줄망의 폐쇄성과 연고주의의 폐단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서 그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의 위험도 높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 제도가 지속적으로 정비되는 중이고 최근에 ‘잊힐 권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치의 상충 등과 같은 복합적 쟁점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법제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사법적 관할권 등의 문제로 개인의 사생활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급속히 변화되는 기술 사회적 환경 속에서 디지털 세대가 온라인 인상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편의성이나 과시욕에 지배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정보를 신중하게 관리하는 책임윤리(Verantwortungsethik)가 요구된다. 특히 온라인 정체성은 관계의 망 속에 배태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관계된 다른 사람의 인상관리도 반드시 고려해야 된다. 이런 측면에서 SNS상에서는 공개나 노출보다 생략과 절제가 더 좋은 인상관리의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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