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정치외교학) 교수
김성근 감독은 논란의 대상이다. 현역 프로야구 감독 중 가장 많은 팀의 감독을 지냈지만 가장 많이 해임당한 감독이기도 하다. 3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올해에도 그는 화제의 인물이다. 매 경기 한국시리즈처럼 경기를 운영하다보니 게임당 가장 많은 투수를 등판시키는 감독이다. 한 경기에 8명의 투수를 투입한 적도 있고 게임당 평균 5.3명의 투수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화의 경기시간은 리그전체 평균 경기시간보다 길다. 그래서 또 논란의 대상이다.
김 감독의 “벌떼야구”가 물론 처음은 아니다.1996년에 쌍방울 시절에도 4.2명이었고 2002년 LG 시절에도 4.4명의 투수를 한 경기에 등판시켰다.SK 감독시절도 마찬가지여서 게임당 4명 이상의 투수가 경기에 나섰다. 그는 한 이닝만 더 던지면 승리투수의 자격을 갖게 되고 지금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필요하다 싶으면 투수를 교체하는 감독이었다. 그것도 한 박자 앞서서 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팀 승리이기 때문이다. 여러 유형의 투수를 번갈아 투입하며 각 투수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승리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자는 것이 김성근 야구다. 그에게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 그가 맡았던 팀들은 대부분 우승전력이 아니었다. 상위권 팀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기대보다도 예상보다’도 높은 성적을 냈다. 아직까지 한화는 5할 승부 언저리에 있다. 올 가을 ‘팀 한화’가 어떤 결과를 낼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김성근 감독이 성공한 것은 감독으로서 내야할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10명밖에 없는 자리 프로야구 감독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승리 아닌가? 팀 승리! 리더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선한 의도를 의도로만 머물지 않고 실현할 수 있어야 진정한 리더다. 그게 웨버가 말한 책임윤리(責任倫理)다. 그러려면 리더는 지인지감(知人知鑑)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다음은 팀 승리를 위한 적재적소(適材適所)의 원칙을 실천하는 것이다. 사람을 놓고 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놓고 사람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김성근 야구가 성공하는 이유다.
링컨 대통령은 당시 자신이 임명할 수 있는 7개의 장관자리 모두를 대통령 후보를 놓고 자신과 경쟁한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 출신으로 임명했다. 이유는 “그들이 그 자리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김성근과 링컨의 성공은 인사(人事)로 가능했다. 정치는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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