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한 포기 구경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황량한 모래벌판. 작열하는 태양 아래, 모든 것이 타버릴 것처럼 뜨겁다. 피부를 스치는 공기는 잔뜩 메말라있다. 끈기와 열정이 없으면 버틸 수 없는 고독한 공간, 사막(沙漠).
건조한 모래알과 따가운 햇볕을 생각이 대신하는 곳, 나에게 신문사는 사막(思漠)이다. 마찬가지다. 자신의 기사에 대한 책임으로 발걸음이 무겁고, 학내외 여러 사건들이 예고 없이 들이닥치기도 한다.
신문사 생활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진짜 기자가 되고 싶은가’였다. 글을 좋아하고 잘 쓰고 싶은 욕망은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 마저도 의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수습이니까 모를 수도 있지”가 통하는 것은 처음뿐이다. 신문사 생활에 익숙해지고 직접 기획을 준비하면서 그 고민은 점차 배가 되었다.
신문사에서 밤을 새우며 일하는 다른 기자들을 보며 스스로의 열정과 의지가 초라하게 느껴졌던 적도 많았다. 시간 관리는 필수 능력이다. ‘다른 할 일도 많다’는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신문사에 지원한 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일생에 잊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너무 힘들다.”, “지친다”고 말한 순간도 새로운 것을 배우며 ‘성장통’을 느낀 것이리라. 얻은 것이 정말 많다.
기사 작성과 사진 촬영 방법은 물론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나 협동심도 배웠다. 무의미하게 하루를 보내던 이전과는 달리, 기삿거리를 찾아 이곳저곳 주위를 살피며 세상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더 이상 피곤한 일이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모래벌판처럼 넓게 펼쳐진 생각 어딘가에 존재할 오아시스를 찾는 중이라고. 그것이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찾는 길이라고. 끊임없는 고민과 지친 몸을 이끌고 가는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살아있다’고 느낀다.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나는 그 느낌에 더욱 심한 ‘갈증’을 느낄 것이다. 앞으로 진화할 내 목마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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