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의 성(性)문화는 이전에 비해 많이 개방적이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성경험을 공유하고, 마녀사냥이나 SNL과 같은 방송도 성에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성지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 결과 대학생의 낙태, 미혼모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이에 학생들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을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가야대학교(이하 가야대) RCY 임원들은 매년 겨울방학마다 대한적십자가 진행하는 ‘또래성교육 강사과정’을 이수하고, 학기 중에는 RCY 회원들에게 성교육을 하고 있다. 여름방학에는 해수욕장 캠페인을 통해 올바른 피임방법을 홍보하고 있다. ‘마마파파’ 활동으로 학생들은 달걀을 본인의 아기로 꾸미고, 출생 신고서를 작성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미혼모 방지 교육을 받는다.
가야대 RCY 회장 신주영(간호2) 양은 “성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올바른 성지식을 알리기 위해서”라며 활동계기를 설명했다. 이들은 성지식 OX퀴즈, 피임기구 사용법교육 등 교내외 활동을 펼쳤다. 계획된 임신을 위한 ‘찾아가는 성교육’ 활동으로 ‘2015 대학생 생명사랑 서포터즈 7기 공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학생들의 반응이 항상 뜨겁다”며 적극적인 학생 참여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그녀는 “축제부스를 운영할 때 콘돔 같은 피임도구를 이용하는 체험으로 남녀 모두 피임도구에 대한 거부감과 성에 대한 부끄러움이 줄어드는 것을 보았다”며 학생들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이어 “올바른 성지식과 생명의 존엄성을 널리 알리고, 건전한 성가치관을 정립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향후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우리대학에도 대학생 성인식 정립을 위해 활동한 학생들이 있다. 법학과의 법사랑 서포터즈 7기 ‘Law-man-tic(로맨틱)’이다. 법사랑 서포터즈는 2008년부터 법무부에서 시작한 자원봉사단 활동으로 준법 콘텐츠 개발, 기초법질서 준수 등 법질서 실천운동을 담당한다. Law-man-tic은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성폭력과 가정폭력 근절을 중점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성폭력 관련 길거리 설문조사부터 안내 책자 배부, ‘반(反)성폭력 규칙’ 홍보, 전문가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대학생 성인식 정립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집단 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반성폭력 규칙’ 홍보 활동은 학생들에게 공동체를 위해 지녀야 할 성가치관을 제고시켰다.
평소 성 평등과 성폭력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김경현(법학3) 양은 Law-man-tic 활동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이 잘못된 성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포터즈 활동임기는 끝났지만, 김 양은 일상생활 속 성차별 금지를 실천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성을 금기시하고 비밀스럽게 바라보던 시선은 이제 희미하다. 그러나 현재 대학생들의 성문화는 아직 불완전하다. 이에 학생들은 성숙한 성문화 정착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듀라셀 트랜더즈, 성교육 자원활동가, 성평등문화 지킴이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성의식 고양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 성문화의 긍정적인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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