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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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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상적 성교육 … 대학생 성지식은 F학점임신 가능 시기 문제 대학생 남녀 평균 52.4점, 피임 실천하는 학생은 60% 미만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 할 만큼 대학생들의 성문화는 이전에 비해 많이 개방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성지식 수준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문제와 원인을 짚어보고 보다 성숙한 성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2살 A양은 종종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맺으면서 콘돔을 쓰지 않는다. 처음에는 굉장히 불안했지만 하지 않은 것이 느낌이 더 좋아 때때로 남자친구를 믿고 안하게 되었다. 제대로 피임을 하지 않으면 성병이나 임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생각만큼 매번 피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남·여학생 모두 성지식 낙제점

중앙일보가 2012년 서울시내 12개 대학교의 학생과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의식 조사 결과 82.9%의 학생들이 ‘성생활은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 중 45.6%의 학생들이 성관계를 가져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남학생 59.9%, 여학생 30.9%가 성관계 경험이 있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의식이 개방된 만큼 성지식 또한 함양됐을까?
보건복지부가 2011년 대학생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의 성태도 실태조사’에 의하면 성병, 피임과 낙태, 임신, 성폭력 등 6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성지식 설문에서 남·여학생들은 낙제점을 받았다. 학생들의 점수 평균은 65점이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문항은 정답률 54.2%의 ‘성병’이었다. 임신 가능 시기에 대한 질문에 정답률은 남녀 각각 43.7%, 61.1%이었다. 먹는 피임약의 작용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남녀 각각 57.2%, 62.9%의 정답률을 보였다. 학생들은 임신이 언제 가능한지 먹는 피임약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6,000여 명 중 성관계 경험이 있는 1979명을 대상으로 피임 여부를 알아 본 결과 57.9%만이 항상 피임을 한다고 답했다. 피임 실천 비율이 채 6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사용하는 피임법으로 75.7%가 ‘콘돔’을 골랐으나 13.7%의 학생들이 ‘질외사정’을 골라 본 항목의 2위를 차지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회장 박노준 의사는 “남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질외사정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잘못된 성지식 문제를 지적했다. 

집단적 성교육이 성지식 부족 원인

경기도청소년문화센터의 박은영 강사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이 대단위 집합교육이라 개인적인 경우들을 포괄하지 못하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성’에 관한 정보와 인식은 ‘생물학적인 성’에 한정 된다”고 말하며 개인적인 내용의 ‘성’을 집단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현 초, 중, 고등학교 성교육에 한계점을 지적했다. 
학생들에게 성교육 시간은 공식적으로 성지식을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 성교육은 생물학적이고 학술적인 수업 중심이다.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실시한 ‘2013 서울시청소년성문화연구조사’에 의하면 주요하게 다뤄지는 성교육의 주제는 중·고등학교 모두 ‘사춘기와 2차 성징’이었다. 학생들이 바라는 성교육의 주제는 ‘성관계 준비법’과 ‘사랑·데이트’ 등 자신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선택했다. 이렇다보니 성교육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99.3%의 중·고등학생이 성교육을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나 20.9%의 학생들이 성교육에서 ‘도움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성경험이 있는 22살 A양, B양, C양은 모두 “초·중·고등학교의 성교육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C양은 “스스로 성교육 기관을 찾아 갔을 때가 더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우울증부터 낙태, 해외입양까지

20살 B양은 ‘생리기간에는 성관계를 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피임을 하지 않고 성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된 성지식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고 3주간 생리불순이 왔다. B양은 “콘돔 없이 섹스를 하면 불안하기는 하지만 장애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맺는 성관계로 인해 학생 개인들은 정서적 불안정을 겪고 있다. B양처럼 생리불순이 올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을 앓기도 하고 성병에 걸리기도 한다.
일부 학생들은 피임 실패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다. 임신한 대학생들과 상담한 경험이 있는 대학산부인과의사회 회장 박노준 의사는 “학생들이 배란주기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해 임신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임신을 한 학생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대다수의 학생 임산부들은 낙태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낙태의 부작용으로 골반염이나 불임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사회 시선에도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미흡한 경제적 지원으로 인해 매년 아기들은 버려지고 입양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2010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들의 조사 결과 미혼모의 80%가 입양을 선택했다. 입양된 아이들은 주로 외국에서 양부모를 찾는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해외입양 을 보내고 있으며 ‘아이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의 잘못된 성지식은 낙태, 성병, 해외입양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성교육 시스템이 없는 실정이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의 백남희 강사는 “교육부에서 지정한 성교육시간은 늘어난 것에 비해 관련 예산은 줄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폐쇄적인 사회분위기도 함께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국윤나 기자  kookyn12@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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