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장, 화합 의지 밝혔으나 교수협·학생회·직원노조 여전히 반발 움직임 보여

작년 12월부터 신임 이사장과 총장 선출로 진통을 겪었던 우리대학은 일면스님이 이사장으로, 한태식(보광)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와 학생회가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온전한 문제해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한태식(보광)총장이 개교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낭독하는 모습

총장, “구성원 화합 도모”

지난 2일 은석초교서 비공개로 열린 제290회 이사회에서 한태식(보광) 교수가 제18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한 총장은 지난 4일 총장경영리포트를 통해 당선 소감과 논문표절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한 총장은 “어느 때보다 격렬하고 가혹했던 총장선거였다. 이것은 각자의 애교심이 충돌하며 일어난 자연스러운 과정이므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구성원들 사이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어 논문표절의혹을 두고 “부주의하여 논란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이하 연윤위)에서 정당한 소명절차를 무시하고 편파적으로 판정하여 의혹을 기정사실인양 확정지어 급기야 여론을 호도한 것은 사실이다. 연윤위의 재심의 과정이 끝나는 대로 따로 자세히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한 총장은 지난 7일 본관서 열린 개교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낭독했다. 한 총장은 기념사를 통해 “올해를 기점으로 동국대의 새로운 백년, 아니 새로운 천년의 역사를 다시 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협, “표절총장 반대”

그러나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교수협 비대위)는 한태식(보광)총장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교수협 비대위는 팔정도에서 총장 선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교수협 비대위는 성명문을 통해 “총장으로 선출에 앞서 보광스님에 대한 징계위 회부를 결정했어야 했다”며 총장 선출을 강행한 이사회를 질타했다. 이어 이들은 “이사회는 당연한 수순을 밟지 않고 스님을 총장으로 선출했다”며 이사회의 비민주적인 결정을 규탄하고 책임을 묻는 한편, 총장 선출 철회를 요구했다.

교수협 비대위는 여전히 릴레이 단식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학내 상황을 알리기 위해 학내 곳곳에서 ‘천막 강의’를 기획하고 진행 중이다.

한만수 교수협의회장은 “단식으로 아낀 식비를 가지고 컵라면을 사서 천막교실에 온 학생들에게 나눠줄 것이다. 그렇게라도 교수들의 미안한 마음을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찾아가는 천막 교실’을 기획한 취지를 밝혔다.

▲ 개교기념식이 진행되던 본관 앞에서 종단개입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학생회, “종단개입 거부”

지난 6일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본관앞에서 총장 선출 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학생들은 ‘종단개입 거부’와 ‘한태식(보광)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우리대학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로 이 지경까지 놓였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단지 올바른 절차에 의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총장이 선출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우리가 이뤄낼 결과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까지 학우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7일 개교기념식이 진행 중이던 본관 앞에선 학생들과 학교본부 측의 마찰이 있었다. 학생들은 “우리만 못 들어가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본관 출입을 막는 교직원들을 향해 항의했지만, 백승규 학생서비스팀장은 “식장에 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며 본관 경비원들과 함께 행사 출입을 저지했다. 또한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최장훈 일반대학원 학생회장의 고공농성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 총장은 첫 출근날이던 지난 4일 10여명의 스님ㆍ교직원들과 함께 고공농성장을 찾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한 총장이 사퇴해야 내려갈 것”이라며 경계했다.

직원노조, “소통없는 인사”

총장이 선출된지 5일째던 지난 7일 학내 교직원들의 조직개편과 대규모 인사가 발표됐다.

이에 직원노조는 지난 11일 교내 그룹웨어로 ‘5.6, 5.11 인사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직원노조는 “취지나 지향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승진 및 큰 폭의 전보인사를 보며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의 취지나 배경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에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게다가 정확한 인사 원칙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성원 상호간의 불신과 눈치 보기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신임 이사장에 일면스님이 선출되고, 한태식(보광)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되었지만 학내 상황은 해결되지 않은 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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