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26일(화) 재개, 릴레이 단식은 중단없이 이어질 예정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18일 범동국 페이스북을 통해 축제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천막강의를 잠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의 릴레이 단식은 교협사무실과 연구실에서 중단없이 계속 진행될 예정며, 천막강의는 오는 5월 26일(화)부터 재개된다.

한편, 비대위는 '참회와 화합 없이 독선과 논공행상만으로는 대학을 이끌 수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총장 선임 이후의 학내 상황과 향후 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성명서 전문은 아래에.

 

참회와 화합 없이 독선과 논공행상만으로는 대학을 이끌 수 없다

- ‘표절총장’ 선임 3주째를 맞는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 및 단식참가 교수의 입장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는 동악의 젊은이들이 청춘의 열정을 함께 나누는 동악의 축제 기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푸르른 5월의 아름다움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껏 누려야만 할 우리 대학의 젊은이들은 작년 말부터 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학내 사태 때문에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표절총장’ 선임 3주째를 맞아,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우리 대학을 바로세우기 위한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표절총장’ 선임 이후의 학내 상황과 향후 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새로운 대학본부 집행부의 퇴행적 사고와 무사안일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강제적 입학정원 감축이 코앞에 있는데다가 막대한 대출금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겹쳐 우리 대학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럴수록 모든 구성원의 힘을 모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이는 원활한 내부소통을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나 총장 선출 이후 진행된 교원 및 직원 보직인사는 학내 사태를 수습하고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대화합 인사이기는커녕 철저한 논공행상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을 뿐이다.

총장 임명 이후 3주째를 맞지만, 학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긍정적 조치는커녕 대학운영의 비전조차도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공식·비공식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교수들 시간표작성요일/출근요일을 파악하여 보고하라”는 식의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가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대학본부가 퇴행적이고 비효율적인 행정편의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그리고 학내의 무수한 문제들에 대해 책임전가하거나 분열 조장을 통해 무마하려 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현재 우리 학교의 학생 한 명이 위험한 조명탑 위에 올라가서 농성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되어 가고 있다. 조명탑의 붕괴 우려도 제기되었고 건강도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대학 당국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합리적이고도 안전하게 해결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2. 총장선출 과정을 왜곡하고 사립학교법 규정을 어긴 이사회의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18대 총장선출 과정은 종단의 외압으로부터 선출 과정이 왜곡되기 시작했다. 총장의 추천과 선출에 관한 규정을 지켜야만 할 법적 권위체인 이사회가 절차와 과정을 스스로 부정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총장이 반드시 가져야만 할 합법성과 정당성을 훼손하고 말았다.

더욱이 이사회는 표절행위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확인되어 징계절차에 회부된 교수에 대해 사립학교법 규정에 따라 징계위에 회부하여 엄정한 판단을 내리지도 않은 채, 총장 선출을 졸속적으로 처리하였다. 이사회가 스스로 법규를 어긴다면,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인 동국대학교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달 말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총장을 당연직 이사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있음을 매우 우려한다. 우리는 물론 ‘표절총장’을 반대하지만, 총장을 이사에서 아예 제외한다면 대학은 이사회의 과도한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 대학의 이사회에는 대학운영에 관한 전문적 능력이 부족한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와 같은 학내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1월 5일의 전체교수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되었던 내용들, 즉 ⓵외압사태 진상조사 및 동국대 자주성 회복 조치, ⓶총장후보추천위원회 규정의 합리화, ⓷스님 이사 수의 과반 미만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이사회의 개혁, ⓸이 모든 개혁을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화쟁위의 설치 등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3. ‘표절총장’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심각한 표절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정치 논리에 의해 임명된 총장은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인 대학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 교육공동체에서 가장 높은 도덕적 권위를 갖추어야 할 총장이 학문사회에서 가장 큰 윤리적 악행인 표절을 하였다면, 정상적인 교육과 연구는 불가능해지고 교육공동체는 무너질 것이다. 심지어 지난 시기의 일을 반성하고 죄가 있으면 고백하고 참회하는 포살(布薩) 법계가 있지만, 보광스님은 아직 어떠한 고백이나 참회의 의식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는 표절총장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대학이 무너지지 않고 제대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학생들 앞에서 부끄러운 교수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나갈 지성인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학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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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국대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고통과 좌절을 나누면서, 대학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행동이 동료 교직원들의 마음에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또한 우리 대학을 살리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관심과 격려를 보내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2015년 5월 18일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 및 단식참가 교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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