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 운동선수 사이 - 축구부 24시

 
“축구는 총, 칼 없는 전쟁이에요.” 주장 강연재(체육교육4) 선수는 축구를 이렇게 표현했다. “경기 중에 ‘상대에게 제압당하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이 들만큼 굉장히 치열하기 때문이죠.”

새벽훈련부터 야간수업까지
새벽 6시, 운동복을 갖춰 입은 선수들이 운동장으로 향한다. 축구부 선수들의 하루는 기초 체력 훈련으로 시작된다. 선수들은 거친 숨을 내쉬며 새벽의 운동장을 가른다.
아침식사를 마친 9시. 운동선수에서 대학생으로 돌아올 시간이다. 선수들은 각자의 시간표에 맞춰 강의를 듣는다. 강의시간표를 직접 짜는 것 역시 여느 대학생과 다르지 않다. 대부분 오후에 훈련이 진행되기에, 훈련시간을 피해 수업을 듣는 것도 선수들의 몫이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운동장. 선수들이 다시 모였다. 오후 훈련을 위해서다. 해가 중천에 떠올라 한참 더운 2시 30분, 워밍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훈련이 진행된다. 실전처럼 치열해서인지 기초 체력 훈련이 끝났을 뿐인데 선수들의 몸은 땀범벅이다. 여러 팀으로 나눠 이루어지는 패스 연습도 30여분 이어진다. 골대 앞에서는 골키퍼들의 훈련도 한창이다. 골대로 꽂혀오는 공 하나를 막기 위해, 연습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미니게임 훈련에서도 실전 경기에 사용 가능한 전략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 무서운 집중력을 보인다. 선수들 모두 김용갑 감독의 지시와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상대팀 대응 방법과 패스 기술이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훈련이 끝나면 지친 몸과 주린 배를 이끌고 다시 숙소로 향한다. 간단히 씻고, 저녁을 먹기 위해서다. 저녁식사 메뉴는 훈제 삼겹살이다. 식혜와 양배추 샐러드, 콩나물 무침까지 골고루 준비된 뷔페식 상차림은 선수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선수들의 저녁식탁은 도란도란 운동이야기로 가득하다. 저녁 식사 후, 야간 수업 때문에 쉴 틈도 없이 강의실로 달려가는 선수들도 있다. 강연재 선수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데 있어 훈련과 강의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해가 져도 지지 않는 열정
어두움이 드리워진 저녁 8시 30분. 선수들은 웨이트장에서 야간훈련을 한다. 사실, 이날은 담당코치가 선수들의 체력보강을 위해 야간 훈련을 취소한 날이었다. 해는 져도, 선수들의 열정은 지지 않았다. 피곤함을 참고 근력과 스피드 향상을 위해 개인 운동에 매진하고 있던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강도 높은 훈련의 연속인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선수들의 얼굴표정과 분위기는 매우 밝았다.
선수들의 고된 하루는 밤 아홉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된다. 사실상 주중에 개인시간을 누리는 것은 어려운 셈이다. 특히 시합기간에는 주말에도 자기관리에 열중한다. 강연재 선수는 “술도 마시지 않고, 늦게 자는 것도 피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한다”며 “주말에도 평상시처럼 생활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수민(체육교육3) 선수도 “팀의 발전을 위해서 남들이 놀 때 똑같이 놀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항상 팀원들과 하나가 되려 한다”는 강연재 선수의 말처럼, 선수들은 한 팀을 위해 휴식 시간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우승’, 우리가 갈망하는 열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의 압박감을 어떻게 이겨낼까. 안수민 선수는 “경기장에서는 집중해서 즐기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강연재 선수는 “축구 동영상을 보거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힌다”며 그 나름의 방법을 소개했다.
그들은 “축구가 없는 인생을 생각지 못할 정도”라고 연신 강조했다. 강연재 선수는 “축구는 제 인생의 전부”라고 단언했다. 안수민 선수도 “내게 축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사실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모습이 ‘축구선수’라는 역할에 참으로 어울린다.
“학창시절은 전반전, 프로 선수로 경기를 뛰는 것은 후반전이라고 생각해요.” 강연재 선수가 본인의 인생을 축구경기에 비유한 말이다. 강 선수는 “지금은 후반을 준비하는 하프타임”이라고 말했다. 민준영(스포츠과학1) 선수는 “체력과 기술이 프로 선수와 큰 격차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시합도 시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세 선수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강연재 선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팀에서 뛰는 것”이라고 개인 목표를 밝혔다. 안수민 선수와 민준영 선수 또한 ‘프로 입단’을 꿈꾸고 있다. 개인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각기 달랐지만, 팀의 목표에 대해서는 세 선수 모두 이구동성으로 “우승”이라고 답했다.
주장부터 막내 선수까지, 축구부는 오늘도 승리를 위해 운동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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