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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편집자율권은 정론직필의 초석

45.8%. 대학 언론인들이 재단 비판보도에 “자유롭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2013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가 공동으로 ‘대학 학내 언론의 자유’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 응답자의 22.9%가 편집 검열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기사작성 단계에서 검열 받은 비율은 14.6%로 나타났다. 대학본부의 학보사 편집권 침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23일, 우리대학 곳곳의 신문 배부대는 텅 비어 있었다. 본지 제1561호는 김관규 전 미디어센터장의 일방적인 발행 중지로 정상 발행되지 못했다. 1950년 4월 15일 창간된 이후 65주년 만에 처음 맞닥뜨린 사태였다.


김관규 전 센터장은 사전 회의에서 기자들이 학내사태 관련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의 표본추출을 문제 삼으며 보도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기자들은 편집자율권과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 기사작성과 신문 편집까지 마친 21일 저녁 8시경, 김 전 센터장은 여론조사 기사가 실린 것을 보고 발행 중지를 선언했다. 언론학을 전공한 학자가 도리어 학보사의 언론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김 전 센터장은 자진 사퇴했고 마침내 26일, 인쇄공정을 마친 본지 제1561호는 정상 발행됐다.


편집권 침해는 비단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지대신문은 3월 30일 발간된 제522호 6면에 예정돼 있던 기사 대신 주간교수 사퇴와 편집 자율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기자단 성명서를 실었다. 주간교수가 돌연 총장 반대 입장에 있는 교수 칼럼을 싣지 말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특별종합감사 결과에 대한 찬성, 반대 칼럼을 각각 교수들로부터 기고 받아 실을 계획이었다. 주간교수는 총장의 책임경영을 믿고 자제하라며 발행인이 총장인 학보에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기고 글이 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상지대신문 기자단은 제523호를 주간교수가 아닌 총장에게 직접 발행 승인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총장 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승인하지 않으면 제작 거부까지 불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언론자유는 헌법 21조에 의거해 보호받는다. 학보사는 언론사로써 편집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발행인이 총장이고 대학본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학보사의 구조상 편집권 침해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학보사가 편집권 침해를 완전히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학본부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학보사 고대신문 편집국장인 조소진(북한학과 2)은 “대학본부와 편집국이 생각하는 학보사의 역할에는 괴리가 있다”며 “학보사는 홍보기관이 아니라 소통, 의제설정, 파수꾼 역할을 하는 독립적인 ‘언론’이기에 편집국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보사의 완전한 독립을 당장 이뤄내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그러나 편집권 침해를 막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이기도 하다. 박경신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는 “학내 언론사가 진정한 언론이 되려면 학교의 지원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재정적 독립을 강조했다. 학보사가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독립을 이루어 나가야 편집인, 발행인 선정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생력을 길러 학보사의 역할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이루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공감대 없이도 재정 독립은 가능하나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도태될 위험이 크다. 학생과 동문 등 학내외 구성원들이 학보사의 역할에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면 재정적 지원은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다.


학보사는 학생들의 눈과 귀를 대신한다. 대학사회에 비판적인 기사를 생산함으로써 감시 역할을 하는 학보사는 학내 문제에 대한 담론의 장을 마련한다. 학보사의 영향력은 기자가 생산하는 기사의 가치에 달려 있다. 기자 스스로가 사명감을 가지고 양질의 기사를 생산할 때 편집권 자유의 초석이 놓일 수 있다. 재정마련 현실화 방안 모색과 정론직필의 사명을 동시에 이루어나갈 때, 편집권은 학보사의 고유 권한이 될 것이다.

 

정혜원 기자  heawon7387@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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