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동악에 봄이 난만할 4월이다. 남산자락에 개나리 노랗게 피고, 명진관 옆으로 벚꽃이 화사할 계절이다. 새내기들도 방황하지 않고 강의실을 찾고, 눈부신 봄볕아래 젊음의 활기가 충만할 시기다.
그러나 청년들이 마냥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88만원 세대, 청년실업이라는 말이 익숙해진지 오래다.
최근엔 열정페이와 희망고문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만큼 졸업 이후의 삶이 팍팍하다. 자연히 캠퍼스에는 낭만과 사색이 실종되고, 동아리 활동도 시들해졌다. 대신 외국어 공부와 스펙 쌓기에 분주한 것이 오늘날 캠퍼스의 풍경이다.
하지만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미래를 열어갈 꿈을 설계하는 것이다. 꿈이 없는 사람의 삶은 아무리 분주해도 성취할 미래가 없다. 도달해야할 삶의 목표가 애초에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꿈이 있는 사람의 미래는 다르다. 꿈은 개인과 역사를 바꾸는 창조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향한 다짐과 꿈을 불교에서는 서원(誓願)이라고 한다. 자신을 완성하고 세상을 완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서원이다. <화엄경>에는 “큰 서원을 세워야 부처의 씨앗을 끊지 않으며, 원력을 따라 가야 여래의 집에 태어난다.”고 했다. 서원이라는 꿈은 성인을 탄생시키는 씨앗이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원력은 우리를 부처님의 집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청년의 가슴에 서원을 품는 것은 미래의 씨앗을 파종하는 것이다. 그 서원의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노력하는 힘을 ‘원력(願力)’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원력은 ‘꿈이 가진 힘’인 셈이다. ‘나는 무엇이 될 거야’라는 꿈을 가지면 그 꿈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스펙을 쌓고, 실무능력을 익히며,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용기와 에너지는 모두 꿈에서 나온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는데 그 첫발의 향방은 그가 품은 꿈이 결정한다. 꿈이라는 씨앗이 없거나 품고 있는 씨앗이 쭉정이라면 아무리 분주하게 삶을 가꾸어도 수확할 소득은 없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기 때문이다.
서양속담에 “Build a dream and the dream will build you!”라는 말이 있다. 가슴에 꿈을 품으면, 그 꿈이 나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청년(靑年)은 인생의 봄이다. 청년이란 말 자체가 ‘푸른 봄’이라는 뜻이다. 봄에 우리가 할 일은 꿈이라는 씨앗을 파종하는 것이다. 꽃향기 화사한 캠퍼스는 청년의 가슴에 꿈을 파종하기 좋은 환경이다. 불안한 마음에 순서를 놓치지 말고 먼저 씨앗을 파종하자. 그 꿈이 그대들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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