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이사 스님이 각각 정당한 이사장의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영담스님은 일면스님의 이사장 선출이 법적으로 무효하다고 주장하며 이사장 대행 권한을 행사하려 하고, 일면스님은 자신의 선출이 합법적이라며 이사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려 하고 있다. 거듭 파행되는 이사회 속에서 총장 선출 문제는 이제 이사장 선출 문제로 비화됐다.
이에 관해 전 이사장 정련 스님의 임기가 끝난 11일, 일면스님의 출근을 막겠다는 학생 대표들이 이사장실을 점거했다. 여기에 일면스님 측 ‘이사장 인수위원회’가 찾아오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12일 이후 이사장실은 법인사무처에 의해 폐쇄됐으며 현재 일면스님은 본관 5층에, 영담스님은 4층에서 집무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면스님과 영담스님 양측은 서로 다른 법적 자문을 구한 상태다. 이제 어느 이사가 이사장의 직무를 이행하는 것이 적법한지는 법이 판단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남은 총장 선출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 학생 대표들과 교수협의회, 총동창회 측은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12일 새벽, 학생 대표들은 “일면스님이 이사장이 되면 총장 선출을 현재 상태로 강행할 것이기에 이를 막으려 이사장 실을 점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면스님은 현재 교계 언론 등에서 ‘코리아나 5인방’으로 불리는, 당시 코리아나 호텔에서 김희옥 전 총장과 대면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일면스님은 이러한 요구 사항에 대해 “나중에 따로 총장 선출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지금은 이사장 직무를 이행해 학교를 정상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장 선출은 이미 그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조계종 외압 논란을 통해 대학의 자주성이 침해됐다는 지적이 일었고, 논문 표절 논란을 통해 총장 후보에 대한 검증도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논리적으로 볼 때 이 문제는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합당하다. 일면스님 역시 “총장 선출 전에 후보자 검증이 철저히 이뤄졌어야 했다”는 발언을 하며 일부 동의 한 바 있다. 일면스님은 8명 이사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됐다. 일면스님의 결정에 따라 학내 구성원들의 분열이 다소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면스님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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