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409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 조계종은 재정지원만 하고 학사행정 개입은 하지 말아야 한다 81%, 법인 이사 수 조정문제는 기독교계 대학처럼 20-40%로 줄여야 64.1%,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야 26.4%

 
총장 선출 문제로 촉발된 학내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학생 대표들이 이사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동대신문은 이런 사태에 대한 학내 여론을 파악하고자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동국인들의 의견을 물었다. 설문 항목은 크게 ① 종단의 외압 논란, ② 총장 후보자 논문 표절 논란, ③ 종단과 학교의 바람직한 관계, ④ 학생 대표들의 이사장실 점거에 대한 입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설문 방식은 각 단과대별 비율에 따라 학내 곳곳에서 추출된 총 409명의 학생들에 대한 1 대 1 대면 조사로 진행됐다.
본 조사는 정확한 학적부를 확보할 수 없는 학보사의 여건상 무작위추출(랜덤샘플링)이 아닌 임의적 표본추출을 실시해 한계가 있다. 이 점을 유념해 학생사회 여론의 동향을 참고하는 자료로 활용되기 바란다.

※본 설문은 더 많은 학내 여론을 수집하고자 교원, 직원을 대상으로 임의 추출을 통한 설문을 실시했으나 교원은 응답률이 약 14%, 직원은 약 5%에 그쳐 표본 조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총장선출에 외압’ 80.9%

총장선출 외압의혹 관련한 질문에 응답자의 80.9%가 ‘외압이다’라는 의견을 나타내 종단관계자들의 주장과 차이를 보였다. 총 409명의 응답자 중 331명이 외압이라고 답한 것이다. ‘외압이 아니다’라고 답한 학생들은 전체 응답자의 4.2%였고, 14.9%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표절맞다’ 59%, ‘표절아니다’ 5.1%

두 번째 설문 문항인 한태식(보광)교수의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표절이라고 생각한다’에 대한 답변 우세했으나 조사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이하 연윤위)가 한태식(보광)교수의 논문 18편을 표절이라고 판정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59.7%가 ‘표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5.1%는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5.2%가 ‘잘 모르겠다’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표절심사 공정’ 34.5%, ‘불공정’ 22%

‘논문표절 판정 조사과정이 절차적으로 공정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12.2%가 ‘공정했다’를, 22.3%가 ‘비교적 공정했다’를 선택해 공정했다는 쪽의 의견이 34.5%였고, ‘비교적 공정하지 못했다’가 12.2%, ‘공정하지 않았다’가 9.8%로 나타나 공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2%로 집계됐다. 하지만 ‘잘모르겠다’가 43.5%로 나타나 많은 학생들이 공정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8편의 논문을 표절이라고 생각하나 조사의 공정성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응답자 대부분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활동이나 조사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이 학교발전시켰다 7.6%

조계종의 대학에 대한 기여도에 대한 질문에는 54.5%가 ‘조계종이 동국대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조계종이 동국대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응답은 7.6%에 불과했다. 또한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7.9%에 달해 90%가 넘는 학생들이 조계종의 기여에 대해 체감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이 학교를 발전시키고 있다’를 선택한 31명의 응답자 중 90.3%는 조계종의 ‘재정적 지원과 기부금 확보’ 활동이 발전에 기여한다고 보았으며 6.5%는 ‘사찰 등과 연계한 협력 활동’, 3.2%는 ‘기타’의견을 개진했다. 

종단 재정기여 없다 35%, 행정간섭 31% 

반면 ‘조계종이 학교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 223명 중 35.9%가 ‘재정적 기여가 전혀 없음’을 이유로 꼽았다. 31.8%는 ‘학사행정 간섭이 심함’을, 18.8%는 ‘법인 이사 중 스님이사가 너무 많다’를, 13.5%는 ‘기타’ 의견을 보였다. 기타 의견으로는 ‘이사들이 불법적으로 권리를 쟁취하려하기 때문이다’, ‘단지 설립을 한 주체라고 해서 총장이 된다면 능력이 모자라도 아무나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등의 반응이 있었다. 

학사행정은 대학 자율 맡겨야  81% 

‘조계종과 우리대학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무려 81.2%의 학생들이 ‘재정지원만 하고, 학사행정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한다’고 응답했다. 2.9%만의 응답자만이 ‘재정지원 하면서 학사행정도 조계종이 맡아야 한다’고 답했다. ‘재정지원 하지 않고 학사행정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7.1%에 달했으며 기타 의견은 8.8%였다. 

스님이사 20~40%로 축소해야 64% 

한편, 현재 교수협의회와 총동창회가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스님이사 축소’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9%에 그쳤으며, ‘절반 정도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가 26.4%, ‘기독교계 대학들처럼 전체의 20-40%로 줄여야 한다’가 64.1%로 가장 높았다. 기타 의견으로는 ‘투표를 통해 그 비율을 정해 정관에 반영해야한다’, ‘투표에 따른 공정한 절차’등이 있다. 이를 볼 때 90.5%에 달하는 학생들이 현재 스님이사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장실 점거 찬성 41%, 대화 39.8%

지난 11일 일어난 학생 대표들의 이사장실 점거 사태를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점거 농성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경영대학, 공과대학 학생회는 “이사장실 점거 행위와 물리적 행사는 적절한 대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총학생회가 자신들을 포함한 학생사회 전체의견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관해 본지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이사장실 점거 농성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41.6%, ‘점거 농성을 풀고, 법인 이사들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39.9%, ‘학생들의 이사장실 점거 농성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6.6%였다. 이사장실 점거를 지지하는 쪽과 지지하지 않는 쪽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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