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신축 등 차입비용 원금상환 시작 … 종단·법인은 지원없이 권력다툼만

 
대학본부가 올해부터 각종 차입금의 원금상환을 시작됨에 따라 예산을 긴축 운영할 계획이라 밝히면서 재정위기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총장선출 파행 등과 맞물리면서 위기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주장마저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24일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5 예결산 공고’에 따르면, 우리대학 교비회계 자금예산 수입·지출 총액은 각각 3천 276억원 정도로 작년보다 약 432억 가까이 줄어들었다. 우리대학이 이처럼 긴축 재정에 돌입하는 것은 지난 10년간 교육 환경 개선 및 확장을 위해 빌린 차입금의 원금상환이 올해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2015 예결산 공고’에 따르면 현재 우리대학의 차입금 규모는 6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환이 완료된 일부 금액을 제외하면 지난달 말 현재 차입금 잔액은 552억원 정도다. 올해 상환해야 할 금액은 이자와 원금을 합쳐 81억 5천만원. 이는 지난해 상환한 차입금 37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차입금의 이자를 상환했지만, 올해부터는 원금을 함께 상환하기 때문이다.
 
10여년간 채무 누적 … 올해 상환 예정액 최고
 
대학정보공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4 사립대학 재정·회계 지표에 따르면, 우리대학 부채비율은 10.2%로 사립대학 평균 3.4%를 훨씬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안정성이 좋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우리대학의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이유는 10여년간 교육환경 개선 및 확장 사업을 벌여오면서 차입금을 점차 늘려왔기 때문이다. 신공학관이나 남산학사, 고양 바이오메디캠퍼스 조성과 관련해 많은 예산이 소요되면서 자연스레 차입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기부금 등으로 상당 금액을 충당했지만, 모자란 예산을 차입에 의존한 탓이다. 
문제는 차입금 상환에 따른 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입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등록금이 동결됐다. 등록률도 예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소득세법 개정으로 기부금 공제가 줄어들면서 기부자도 기금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학교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재정인 법인전입금도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립대학 평균 법인 전입금은 4.5%인데 반해 우리대학은 3%에 불과하다. 종단이나 법인이 학교에 내놓는 예산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대학본부는 이와 같은 이유때문에 당분간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리·운영비 삭감 … 행정서비스 품질 하락 우려
 
긴축재정으로 예산이 삭감된 주된 항목은 각종 관리·운영비와 외부 활동비다. 전략예산팀은 소모품비와 여비·교통비 등을 지난해에 비해 60%가까이 삭감했다고 밝혔다. 10억원 가까이 삭감된 것이다. 또 운영비 중 기관책임활동비도 50% 가까이 삭감됐다. 기관책임활동비나 소모품비, 여비·교통비 등은 주로 각 부서장의 대외활동에 필요하거나 부서운영에 필요한 기초예산이다. 이런 예산이 삭감되자 자연스럽게 행정서비스나 대외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각 부서에 예산 감축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계획했던 사업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부서별로 각종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도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종단·법인·학내구성원도 위기의 실체 직시해야
 
전략예산팀은 일단 월별예산제도를 도입해 유동성 있는 사업 진행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수입이 생길 경우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에 편성하는 등 탄력적으로 예산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그동안 대학본부가 차입에 의존한 채 대외적인 교육 인프라 확장 사업에만 집중해 재무안정성을 떨어뜨린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학교재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장 자리를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종단과 법인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학교설립 주체인 종단이나 학교법인이 전입금을 늘리는 등의 재정 지원은 하지 않은 채 권력다툼만 하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우리대학은 총장선출을 둘러싼 대학 경영권 논란과 재정위기라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종단과 법인 그리고 학내구성원들이 위기의 실체를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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