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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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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방송 프로그램, 변화와 변질의 기로에 서다변화하는 교양방송 프로그램의 패러다임과 우려

   
▲ JTBC '썰전'의 한 장면.
지난해 11월, MBC 교양제작국이 구조개편을 통해 예능국의 하위 부서로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일부 언론들은 “문화방송 MBC가 수익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여러 대학들은 교양교육의 강화를 외치며 교양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데, 정작 생활과 밀접한 TV에서는 교양방송이 조금씩 배제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생존을 위해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는 교양의 현황을 주목해 보았다.

JTBC의 ‘썰전’, MBC의 ‘7인의 식객’, KBS의 ‘역사저널 그날’… 기존의 ‘딱딱한 제복’을 벗어던진 교양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교양방송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포맷을 취하는 등, 나름의 생존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교양방송의 본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교양방송이 조금씩 배제되고 있는 시대, 교양방송은 어느 길을 걸어가고 있을까.

교양방송은 죽어가고 있나
혹자는 교양방송이 수익창출만을 바라보는 방송사의 잘못된 운영풍토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09년도 말부터 2010년도 초까지 총 5부작으로 방영되었던 MBC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매회 2억 2000만 원 가량의 높은 광고수입을 올리며 다큐멘터리의 경제성을 제고시킨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5억의 제작비를 회수하는데 그쳤던 것을 본다면 교양방송은 ‘수익 창출’ 에 있어 그리 적합해 보이지는 않는다. 방송사에게도 수익성은 민감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현재 EBS의 ‘역사채널e’ 연출을 맡고 있는 이상범 프로듀서는 이에 대해 “광고료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이라며 딱딱한 교양을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와 높은 제작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이 프로듀서는 다큐영화로는 최초로 박스오피스 1억 불을 돌파했던 ‘화씨 911(2004, 마이클 무어 감독)’를 언급하며 이와 같이 교양방송 프로그램의 수익창출은 희귀한 사례라는 것을 설명했다. 이 프로듀서는 “상업방송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공중파의 위기 속에서 상업성과 권력구조 때문에 교양방송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씩 배제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교양방송프로그램들이 마냥 죽어가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와 타협하고 새로운 형식을 취한 교양방송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교양과 예능의 만남
교양방송프로그램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낮은 인기를 들 수 있다. 재미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다수의 시청자들에 비해, 기존의 교양방송프로그램들은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이런 문제점을 수용하고 기존의 딱딱한 교양에 예능을 가미시켜 연성화(軟性化)를 거친 프로그램들이 바로 인포테인먼트(Infoteinment)다.
KBS ‘역사저널 그날’, MBC ‘7인의 식객’,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JTBC의 ‘썰전’ 등을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은 교양의 정보전달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예능의 요소를 가미시킨 것이 특징이다. KBS의 ‘역사저널 그날’과 JTBC의 ‘썰전’의 경우 제시된 화제에 따라 패널들이 지식과 해석을 풀어놓는 토크쇼 형식에 더해, 친숙한 연예인들을 등장시켰다. 이는 “교양방송이 답답한 제복을 벗어던졌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장점을 보여주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에 힘입어 이제는 뉴스 보도, 신문기사 등에서도 연성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견제와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며 논란의 여지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제복 벗은 교양, 떠오르는 우려들
인포테인먼트 형식을 띤 교양방송 프로그램들은 정통파 프로그램에 비해 진지함이 적고 재미를 추구한다. 하지만 연성화가 ‘가벼움’과 ‘상품화’의 의미를 동시에 지니는 만큼, 교양방송 프로그램들이 진지함을 잃고 궁극적 취지인 사회비판 및 교육 의무를 소홀히 하게 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프로듀서는 “교양방송프로그램을 일반교양과 시사교양 두 가지 분류로 확실히 구별해 줄 필요가 있다”며 일반교양은 연성화를 통해 기존의 딱딱한 제복을 벗고 새로워질 필요가 있지만 시사교양의 경우 진중하고 뼈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이 프로듀서는 교양방송 포맷의 변화에 있어 일반교양과 시사교양 사이에 확실한 획이 그어져야 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두 분야 모두 매너리즘을 타파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되, 시사교양의 경우 민감한 문제 또한 확실히 다룰 수 있는 진중한 분위기를 잃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

대체재 아닌 보완재 돼야      
위와 같은 우려에 대해 MBC ‘7인의 식객’을 연출했던 안수영 프로듀서는 “기존 프로그램들이 사라지지만 않는다면 교양방송프로그램의 연성화 자체는 시류에 맞추어가는 좋은 변화”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안 프로듀서는 “하지만 이들이 기존의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을 대체하기 시작한다면 날카로움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내보였다. 교양방송프로그램들, 그중에서도 특히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의 본질까지 연성화 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양방송프로그램이 시대변화에 맞춰 새로운 포맷을 취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변화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연성화는 ‘가벼워짐’과 ‘상품화’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상업성이라는 부가가치에만 집중한 나머지 교양의 본질을 잊게 되거나, 본질을 회피한다면 ‘연성화’는 ‘변화’가 아닌 ‘변질’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예능의 형태를 차용하면서도 교양의 본질을 잊지 않아야할 의무, 지나친 상업성에 대한 견제 등 앞으로도 교양방송 프로그램의 생존을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갈 전망이다.

장승호 기자  boostm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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