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인 초대석 <8> 5개월의 몽골 봉사 다녀온 이흥수 (영어통번역4) 군, 이미리 (법학3) 양, 유천광 (경영정보4) 군

▲ 좌측부터 이흥수 (영어통번역4) 군, 이미리 (법학3) 양, 유천광 (경영정보4) 군
지난 1월, 5개월의 해외봉사를 마치고 우리대학 학생 3명이 돌아왔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회를 통해 몽골로 교육 봉사를 다녀온 이들.
희생과 사랑을 배우며 한층 성장한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휴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한 결과,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취업준비를 위해 휴학한다’고 응답했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취득과 영어공부를 위해서다.
반면 유천광 군, 이흥수 군, 이미리 양은 지난 9월 몽골 셀렝게스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3, 4학년 취업준비생인 그들이 한 학기를 오직 봉사를 위해 내놓은 것이다. 이들은 5개월의 짧지 않은 봉사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시키고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3번 종합학교 ‘박샤’들
현지에 머무는 동안 이들은 대학생이 아닌 ‘3번 종합학교’에서 선생님이라는 의미의 ‘박샤’로 불렸다. 유천광 군은 ‘썬더(깃털)박샤’, 이흥수 군은 ‘바야르(희망)박샤’, 이미리 양은 ‘에로나(영광)박샤’로 불렸다. 이들은 각각 컴퓨터, 영어, 체육수업을 맡았고 방과 후에는 춤, 영어, 배드민턴 등의 동아리도 운영했다.
유천광 군은 몽골어 자판 사용법을 가르치며 자신만의 수업목표를 세웠다. 그는 집에 컴퓨터가 없어 복습을  못하는 친구들이 수업시간 동안 학습 내용을 익히게끔 노력했다. 그의 열정이 아이들에게 통했던 것인지 수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한다.  
한편 영어교육을 맡은 이흥수 군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팝송에 게임을 섞어 학생들을 가르쳤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학생들이 따르는 인기 선생님이 됐다. 이 군은 “매주 금요일마다 게임을 했는데 어느 순간 학생들이 저만 보면 게임을 하자고 졸라대더라고요”라며 재미있었던 경험들을 떠올렸다.
반면 체육을 담당했던 이미리 양은 선생님이라는 이름의 무게감과 영향력을 배웠다. 그녀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총 100명 정도 되는 학생 앞에서 우리나라 동요로 체조수업을 진행했다. 그녀는 “학생 신분으로 100여명이 되는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으로 서본 것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다”며 쉽지 않은 경험을 겪었다고 말했다. 

소통 힘들어도 뿌듯함이 앞서
하지만 한 반에 2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빠짐없이 수업에 동참시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특히 언어적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더욱 힘들었다. 이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몽골어 한마디가 ‘미떼꾸(잘 몰라요)’”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소통이 안 되다보니 마음이 모두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밝혔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세 사람은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몽골어를 배우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유천광 군은 춤 동아리수업에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몸짓을 풍부하게 표현했고, 가르치는데 필요한 용어들을 전날 밤에 미리 공부했다. 또한 학생 중 한 명을 반장으로 선출했다. 유 군의 방법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반장인 친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친구들의 수업참여를 유도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미리 양은 반 아이들을 통솔하는 데 있어 나름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그녀는 몽골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외웠다고 한다. 이어 “이름을 계속 불러 집중하게 만들었고 잘한 친구들에게는 상을 줬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작년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모두 몽골에서 맞이했다. 타지에서 새해를 맞아 외롭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들은 쓸쓸하기 보다 즐거웠다고 한다. 모두 현지에서 함께한 아이들 덕분이다. 이들은 “몽골에서는 학생들이 주최가 되어 파티를 기획하고 즐긴다”며 크리스마스부터 연말까지 1주일이 넘게 진행된 행사에 참여했다. 나름의 드레스코드를 갖추고 샴페인까지 곁들인 파티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어울릴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리 양은 “처음에 낯을 가렸던 아이들이 선물과 편지를 전해 주기도 하고 진로 고민 등을 털어 놓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며 감회에 젖었다. 

5개월, 스스로를 되돌아 본 시간
5개월의 봉사활동. 이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세 사람 모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봉사를 통해 한층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유천광 군과 이미리 양은 애초에 몽골에 갈 계획은 아니었다. 그들은 휴식이 필요했던 찰나에 해외봉사 지원공고를 보고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 양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똑같은 일상을 살았겠지만 몽골에서는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호흡하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봉사 이외에도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5개월의 시간이 그녀에게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어 “현지 친구들과 지금까지 연락할 정도로 친해졌으며 다른 나라 친구들과도 허물없이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웠다”고 전했다. 장래의 국제기구 교육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했던 이흥수 군은 영어교육을 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했다. 교육이 자신에게 맞을까 고민했던 그는 “몽골 아이들을 통솔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우리와는 다른 주거생활을 보며 건축 분야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확고한 다짐을 밝혔다.

해외봉사, 누구든 도전해보길
이미 참사람봉사단 단기 해외봉사 경험이 있던 유천광 군에게 해외봉사는 외국 아이들을 만나 감정을 나누고, 사람들끼리 모여 성과를 이뤄내는 매력적인 일이었다. 유 군은 “봉사를 하면 내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며 “자신을 희생해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이흥수 군은 “해외봉사를 하다보면 타 문화에 대해 폭 넓은 이해를 하게 되고 자신의 그릇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며 해외봉사를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은 희생과 배려를 통해 다른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현지에 완벽히 적응될 즈음에 귀국을 하게 돼 아쉽다고 말하는 3인방.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다시 가고 싶다”며 아직도 몽골 아이들과의 남은 추억을 즐기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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