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회 이사회가 열린 지난달 23일 본관 로터스 홀 주변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20여 명의 스님들과 불교대학 동문들은 “동국대 발전시킬 스님총장 선출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 한쪽에서는 종단개입, 논문표절논란 총장후보에 반대하는 학생회와 동문들이 “총장 선거 원점에서 재실시하라! 선거 규정 전면개정 하라!”며 건물 난간에 까지 올랐다. 같은 시각 회의장 안에서는 삿대질과 인신공격이 오갔다. 고성과 소음이 한데 뒤섞여 불교방송 등 여러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됐다. 점입가경이었다. 교원 징계의결요구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자 회의석상은 더욱 격앙됐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이하 연윤위)의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의견과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사 성타스님은 “학자가 논문을 쓰다보면 있을 수 있는 문제인데 한 사람의 총장후보를 감정적으로 흠집 내는 것은 학교와 종단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해당 안건을 부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영담스님은 “교수가 아니었다면 이사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총장후보가 교수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고 자체 교수 뿐 아니라 외부 조사인원들과 함께 심사를 해서 올라온 안건인데 이사회에서 부결한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반박했다.
6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도 논문표절 논란과 총장선출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오히려 신임 이사장 선출 문제로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사태는 국회에서까지 거론 되며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첨예한 갈등 상황일수록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논란이 되고 있는 연윤위의 표절판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중립적 학계인사로 구성된 조사 검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후에 총장선출을 해도 늦지 않다.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을 4년 동안 이끌 총장을 선출하는 일이다.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한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야 논란이 사그라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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