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에 걸친 이사회가 모두 파행하면서 총장 선출 문제가 장기화 될 전망이다. 현재 김희옥 총장과 조의연 교수의 후보사퇴 이후 총장 선출 논의는 단 한 발짝도 진전이 없다. 세 번의 이사회 모두 총장 선출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심지어 2월 11일 열린 이사회에는 단 4명의 이사만이 참여,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이제 3월부터는 신임 이사장 선출도 논의해야 한다. 총장 선출까지 갈 길이 멀다.
총장 선출 문제는 ‘종단 개입 논란’으로 시작해 ‘후보자 자질 논란’으로 이어졌다. 작년 12월에는 ‘종단이 독립적인 총장 선출 과정에 개입했다’는 여론이 일어 이사회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1월이 되자 단일 후보로 남은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보광스님의 논문 18편을 표절이라고 판정하자 보광스님 측은 조사 과정이 불공정하고 판정 결과가 부당하다며 반박 성명을 냈다. 총장 선출이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이 된 상황이다.
이번 총장 선출 문제는 엉킨 실타래를 풀듯이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 처음 제기된 종단 개입 문제가 그 시작이다. 종단은 지난 코리아나호텔에서 있었던 선거 개입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내 구성원들이 마련한 민주적 합의를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더는 이와 같은 선례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논문 표절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총장후보의 검증은 한 치의 의혹 없이 명명백백히 이뤄져야 한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비밀유지 원칙을 엄수하고 심사에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 보광스님 역시 공정히 조사가 이뤄진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 깨끗이 승복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서 ‘파워게임’을 펼치고 있는 이사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이사회를 거치며 몇 몇 이사들이 보인 비윤리적 언사와 행위들은 지켜보는 학내 구성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특정 후보 밀어 붙이기, 이사회 보이콧 등의 행태는 과연 이사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그간 우리대학은 주요 일간지 대학평가 11위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며 성장해 왔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리더를 뽑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여기에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이 있어야 내실있는 대학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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