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이제 내년 우리대학 학생사회를 이끌어갈 대표자들이 선출됐다. 특히 이번 총학생회선거는 ‘기호 없는 선거’를 실시하며 지난 선거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기호 1번을 받은 후보가 2번 후보보다 선거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이에 대해 ‘더욱 공정한 정책선거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불미스런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상상플러스 선본의 부후보자로 출마한 배상민 후보가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야기가 학내 커뮤니티와 SNS 등에 알려지며 자질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배 후보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SNS에 게시했으며 이후 일절 선거홍보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공과대와 경영대 학생회장이 상상플러스 선본의 선거 벽보를 훼손하는 일도 발생했다. 공과대학생회장은 SNS와 각 투표구에 게시한 사과문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상상플러스 선본의 현수막이 교체된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조율해야 할 중선관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입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선거 관리 업무 중 하나다. 그러나 배 후보의 자격 논란이 벌어졌을 때 중선관위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후보자 개인의 도덕적 문제이기에 중선관위가 제재할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을 보였다. 공청회에서조차 마찬가지였다. 한 학생이 직접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하자 중선관위 측에서 이를 차단한 것이다. 공청회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말았다.

이밖에도 중선관위는 선거세칙에 위반되는 사항을 선거홍보가 모두 끝난 24일이 돼서야 발견하고, 각 단과대 선거세칙과 다른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선거 전체를 다루는 데 서투른 모습을 보였다.

이번 총학생회선거는 50.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규정된 시간내에 과반의 투표율을 넘기지 못해 투표시간을 연장했다.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은 큰 문제다. 그러나 학생들의 낮은 투표율을 탓하기 전에 제대로 된 선거가 먼저 준비돼야 한다. 미숙한 선거준비와 공정하지 못한 선거관리는 학생들의 무관심을 부추길 뿐이다. 보다 상식적이고 기본이 지켜지는 선거를 위한 제도정비와 대의원회 구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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