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의 저널리즘 스쿨 컬럼비아대학 캠퍼스에서의 취재단 모습.
2014년 대한민국에서 학보사 기자로 산다는 것은 특별하다. 과거와 달리 이제 학보사 기자는 대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아니다. 3D 업종에 들어선 지 오래다. 갈수록 신문을 보는 학생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 민주화를 쟁취했던 80년대의 학생운동도 대학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학생들은 취업과 학점 그리고 스펙속에서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신문보다는 쪽잠을 설치며 전철에 기대어 보는 모바일 뉴스가 훨씬 친숙하다. 스마트폰과 테블릿pc 등을 통해 독자들은 신문을 보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됐다.

대학신문만 그러한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 기성신문도 위기다. 종이신문 발행부수는 날이 갈수록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신뢰도의 하락이다. 세월호 사건속에서 우리 언론들은 기레기라는 욕을 들어야 했다. 권력과 자본을 감시해야 하지만, 국내언론이 처한 경영상황은 만만치 않다. 우리는 인터랙티브 뉴스 ‘스노우 폴’을 제작하고  혁신보고서를 냈던 뉴욕타임스를 취재해보기로 했다. 새로운 포맷의 기사, 그리고 또 하나 탐사보도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대안언론도 찾아보기로 했다. 
 
험난한 여정
뉴욕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부푼 마음을 안고 열 시간 넘게 날아 경유지 디트로이트에 도착했지만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뉴욕행 비행기는 모두 결항됐고 꼼짝없이 디트로이트 공항에 발이 묶였다. 공항 의자에 몸을 구겨 누이고 꼬여버린 취재일정을 정리하는데 꼬박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참된 언론인이란?
뉴욕 취재기간 동안 세계적 언론사들을 방문하면서 참된 언론인이란 무엇일까 생각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프로퍼블리카’ 기자들은 시간과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그들이 추구하는 ‘사실’ 너머의 ‘진실’을 파헤치며 그들만의 보도를 하고 있었다.

▲ 뉴욕타임스 사옥에서 회의중인 모습.
또 ‘뉴욕타임스’를 가기 전에는 뉴욕타임스 기자들은 왠지 가까이 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취재단을 학생 기자들이라고 소개하자 그들은 밝은 웃음으로 맞이해주었다. 섭외했던 취재원 말고도 하나 둘 기자들이 더 모여 함께 토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 인터랙티브 뉴스팀장 체이스 데이비스를 비롯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에게서 특유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느꼈다. 다소 경직돼 보이는 국내 뉴스룸과 달리 뉴욕타임스 기자들은 부서별 장벽 없이 자유롭게 서로 소통하며 좀 더 풍부한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언론사에 필요한 진정한 협업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신문사 ‘스트라우스 뉴스’에서 만난 편집장 카일 포프는 “전공에 상관없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사람이라면 언론인이 될 수 있다”며 역동적인 사람이 되라는 뼈있는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씁쓸한 국내 언론학과 현실과 마주하다 
미국의 언론인 양성과정을 살피기 위해 갔던 뉴욕대학에서는 약간의 에피소드도 있었다. 뉴욕대는 외부인 출입이 엄격했다. 아서 카터 저널리즘 스쿨측과의 협의를 거쳐 방문했지만 학과장 격 담당자는 자신과 상의한 내용이 아니라며 취재에 난색을 표했다. 담당자와 직접 연락하지 않고 시도했기 때문에 비롯된 아마추어 기자의 실수였다. 국내 대학은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구조지만 미국은 달랐다.

▲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뉴욕대 학생을 취재 중인 취재단.
그들은 학교의 지적 자산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겼다. 정중히 사과한 후 살펴본 뉴욕대학 아서 카터 저널리즘 스쿨은 국내 대학 언론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국내 대학들과는 달리 이론과 실무교육 그리고 미래의 언론인에게 필요로되는 각종 기술과 윤리 교육을 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뉴욕대학의 교육은 절반 이상이 이론수업인 국내 대다수의 언론학과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교육현장을 실제로 살펴본 취재단은 부러움과 동시에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나라 언론이 봉착한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고 발전을 위해서 무엇보다 앞서나가야 할 언론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값진 경험으로 남을 뉴욕취재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던 열흘 간 뉴욕에서의 이야기를 2학기 특집기획 6회로 연재해왔다. 수업이 끝나면 신문사에 모여 막차시간까지 회의하고 주말도 잊은 채 준비했다. 시행착오 때문에 고단했지만 무언가를 해낸다는 성취감에 뿌듯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기사를 만들고 싶었다. 이제 마지막 6회를 정리한다. 후련함과 동시에 더 잘하고 싶었던 아쉬움이 교차한다. 이번 취재를 마치고 우리는 많이 변화했다. 소셜미디어 활용이 늘었고, 신문과 방송의 협업도 잦아졌다. 그렇게 우리도 변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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