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가는 길

▲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다른 사람에게서 스스로를 찾는다. 남의 시선을 보며, 남의 눈치를 보며 자신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를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이를 아는 방법이 정답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자신을 찾고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그는 한 인간(싯다르타)의 일생을 통해 ‘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싯다르타)은 인도의 가장 높은 계층인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나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지만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지 못한 채 친구 고빈다와 함께 사문생활을 시작한다. 그 후 부처인 고타마를 만나 체험을 통해 배움에 이르고자 하고, 금욕적인 생활과 세속적인 생활을 하며 인간 생활의 양극성을 보여준다. 수행자로서 세속적인 생활을 한 이가 자신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는 흘러가는 강물의 모습에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나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실제 자신의 체험을 녹록히 녹여내며 도무지 도달할 수 없는 ‘옴(완성됨의 경지)’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 헤세, 이 책은 불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인도에서 인도 내 사용되는 모든 언어로 번역되기 위해 ‘헤르만 헤세 협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한 1926년 ‘불교’ 잡지에 실려 우리나라에 불교소설로 소개되었다. 헤세의 ‘싯다르타’는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철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헤세는 인도에서 선교사 생활을 하고, 저명한 인도학자였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찍이 공자, 노자, 장자 등의 중국 철학과 사상, 인도의 종교를 접했다. 그는 자신의 생애 절반을 인도, 중국 연구에 몰두했다. 

이 책은 모든 깨달음은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초, 중, 고등학교는 명문대에 가기 위해, 대학에 와서는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직장에 와서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을 잊고 지내며 살아간다.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은 남들과 다르게 살라는 것이 아니다. 내 삶속에서 주인공은 ‘나’이다. 다른 이의 시선에 혹은 남들이 따라가는 길에 얽매이지 않고 ‘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한다.
진정한 ‘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어렸을 적 일기를 쓰며 지난날을 반성하고, 다음날을 계획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남을지 생각한다. ‘나’를 탐구하는 과정은 지난 ‘나’를 돌이켜보면 되지 않을까.
소년 싯다르타, 장년 싯다르타, 노년 싯다르타가 그림자만 다를 뿐 실제에 있어서 동일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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