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본 인도이야기

해가 떠오르면 이 세상의 한량없는 중생들이 다 이익을 얻는다. 어둠이 사라져 밝아지고, 젖은 것을 마르게 하고, 초목을 자라게 하고, 곡식을 여물게 하고, 허공을 환하게 하고, 연꽃을 피게 하고, 나다니는 이는 길을 보고, 집에 있는 이는 일을 하게 한다. 해가 한량없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여래의 광대한 지혜도 이와 같아 한량 없는 광명을 놓아 널리 비추어 중생을 이롭게 한다.-화엄경에서

다즐링의 타이거 힐에 오르면 떠오르는 태양빛을 받아 시시각각 아름다운 색으로 변하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칸첸중가산을 볼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차가운 히말라야의 새벽 한기를 따뜻한 짜이 한잔으로 달래며 일출을 기다렸다.

해가 뜨기 전 여명은 길어서 이미 밝아진 듯 했지만 잠시 후에 그 여명 속에서 해가 뜨기 시작했고 어둠에 가려졌던 칸첸중가의 장엄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한없이 경건해지는 맘으로 기도를 드리며 광명 진언을 나지막이 읖조렸다.“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 바를타야 훔” 조카와 나는 한참을 그렇게 있었는데 우리 옆에 자리한 방글라데시 대학생 한명이 두 손을 모으고 따라한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칸첸중가의 모습이 확연해질 때까지 우리들은 그렇게 조용히 두 손을 모아 기도 드렸다. 나중에 그 대학생은 자신은 무슬림이며 듣기가 좋아서 따라 했다고 한다. 아마도
소리에서 어떤 경건한 아름다움을 느꼈으리라 싶다.

대자연의 경이로움은 모든 분별심을 거두고 인간을 한없이 평화롭게 만드나 보다. 밖으로 나와 저 멀리 칸첸중가의 모습을 다시 보니 부처님이 바르게 누워 땅과 하늘을 아우르고 계셨다.

김상남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지리교육과 95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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