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에서 외국인 교환학생으로 산다는 것

 
‘헬로우 이방인’, ‘비정상회담’,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점차 외국인들이 패널로 나오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익숙했던 것들을 그들의 시선으로 보면 새롭기 때문이다. 이번에 학내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모여 그들의 눈으로 본 한국과 우리대학에 대해 썰을 풀었다.

Q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연인들이 입는 ‘커플룩’ 신기해”

로만(러시아) 러시아인들은 빵을 주식으로 하는데 한국 빵은 너무 달아서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발키스(브루나이) 나도 먹는 게 문제였어. 무슬림들은 먹을 수 있는 게 한정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서 20kg 정도 되는 어패류나 쇠고기와 같은 할랄푸드를 가져왔는데 기숙사에 조리시설이 없어서 하루 만에 퇴소했어. 기숙사가 꽤 마음에 들었는데 아쉬워. 

베아트리즈(브라질) 고생했겠다. 나는 우리나라 음식이 너무 기름져서 오히려 한국 음식이 더 내 입맛에 맞아. 된장찌개, 나물무침, 삼계탕 같은 음식은 몸에도 좋아서 정말 좋아. 

웨슬리(미국) 나도 동의해. 먹는 것도 그렇지만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집 안에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는 거야. 미국은 집 안이건 밖이건 신발을 신고 있거든. 한국은 집에서 신발을 신지 않으니까 집이 더 깨끗해지는 것 같아 좋아.

발키스(브루나이) 나는 한국에서 겨울 외투를 처음 입어봤어. 브루나이는 건기와 우기만 있어서 겨울옷을 입을 필요가 없거든. 겨울옷을 입어보니까 모자, 목도리 같이 다양하게 코디할 수 있어 패션에 더 관심이 생겼어. 

에밀리아(리투아니아) 한국 학생이 입은 옷 중에서 재미있었던 건 그들이 커플룩을 입는다는 거야.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유럽 어디에서도 커플룩 입는 사람들은 보기 어려운데 학교 안에서 몇 번은 본 거 같아. 

발키스(브루나이)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애정행각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 브루나이에서는 손잡는 정도만 가능해. 심지어 공공장소에서는 포옹도 안하는 걸.
 

▲ 좌측부터 팡위엔, 야미나, 웨슬리, 발키스, 아피나, 로만.

Q 우리대학은 어때?

“영어수업 첫 날부터 쫓겨나기도”

에밀리아(리투아니아) 동국대는 캠퍼스가 크고 예뻐서 좋아. 리투아니아는 캠퍼스 단지가 아예 없어. 건물 한 층이 한 교실이고 다른 교실은 다른 건물에 있어. 일종의 학원 같아. 

팡위엔(중국) 나는 캠퍼스도 좋지만 동국대의 원어민 선생님이 좋아. 수업이 재밌어서 꽤 만족하고 있어.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국제교류처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자주 받았어.

로만(러시아) 국제교류처 선생님들 진짜 친절해. 동국대 처음 왔을 때 ‘동국벗’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 그런데 지금은 한국 친구가 바빠서 거의 못 만나. 너희는 어때?

베아트리즈(브라질) 나도 신청했는데 ‘동국벗’은 처음 적응만 도와주는 편이라 내가 기대한 버디개념과는 다른 거 같아. 나는 수업에서 한국 학생들이랑 팀 프로젝트를 했는데 소통이 어려워서 당황스러웠어. 한국 친구들이 거의 다 한 것 같아. 

웨슬리(미국) 나는 지도를 봐도 길을 잘 찾을 수가 없었어. 지도만 보면 동국대는 평지 같은데 막상 와보니 산이더라. 지도에 높낮이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건물들 위치 파악이 어려웠어. 나는 언덕을 오르는 게 아직도 버거워.

베아트리즈(브라질) 지도 말고도 학내에 이정표가 없어. 어디로 가야 무슨 건물이 나오는지도 잘 모르겠고 처음에 건물 안에서 강의실 찾는 것도 어려웠어. 

발키스(브루나이) 나는 더 어이없는 일이 있었어. 전공 영어강의라 신청했더니 교수님이 영어로 수업 안 한다고 외국인 학생들을 쫓아내버렸어. 나는 수학과인데 경영학과 전공을 들을 수밖에 없었어.

Q 한국 대학생들과 술 마셔봤어?

“술은 한국학생들의 일상 같아” 

팡위엔(중국) 한국 학생들이 중국 대학생보다 더 잘 놀아. 술을 마시는 양 보고 엄청나서 놀랐어. 중국에서 술을 잘 마신다고 하면 공부를 못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한국인들은 예외인 것 같아.
 
로만(러시아) 맞아, 진짜 자주 마셔. 러시아 사람들이 독한 보드카를 마시긴 하지만 월요일부터 술을 마시는 건 신기하더라.
 
웨슬리(미국) 한국 술 문화가 나랑 잘 맞는 거 같아. 나는 나중에 꼭 한국에서 살 거야.  
 
아피나(브루나이) 금요일 밤만 되면 충무로 술집들이 북적거리더라고. 신기한 풍경이었어. 우리나라에서는 주말을 앞두고 보통 문화활동을 하거든. 또 충격적이었던 것은 새벽에 길거리에 술먹고 난 흔적들, 인상찌푸려질때도 있었어.
 
에밀리아(리투아니아) 한국 학생들도 술을 잘 마시지만 우리 리투아니아 대학생들도 만만치 않아. 어쩌면 우리가 더 많이 마실 걸?
 
베아트리즈(브라질) 나는 대동제 때 길거리 주점에서 술 마시는 모습들이 시끄럽고 무서웠어. 브라질 대학은 축제라는 개념이 없어. 우리도 파티는 자주 열지만 취하자고 술을 마시진 않아.
 
야미나(네덜란드) 맞아. 술은 한국 학생들의 일상이야. 내가 보기에는 한국 학생들은 흥이 많은 사람들인 것 같아.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부터 술자리가 시작되는데 매주 되풀이되는것도 신기했어. 한국 친구들 체력이 정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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