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의 철학을 기반으로 언론계의 리더를 육성하다
⑤ 컬럼비아 대학교의 언론교육

▲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 앞 토머스 제퍼슨 동상.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남긴 말이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노력했던 그의 말은 사람들의 가슴 속 깊이 새겨졌다. 취재단은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 앞에서 그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의 위엄 있는 동상은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 앞에서 마치 모든 언론학도들을 호령하는 듯했다.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은 명실 공히 미국 최고의 언론대학원이다. 신문왕 조세프 퓰리처의 기부금으로 건립된 이 대학원은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저널리즘상인 퓰리처상을 시상한다. 또 100년이 넘는 오랜 전통과 끊임없는 연구로 우수한 언론인 양성에 앞장섰다. 이러한 교육의 비결은 시대에 발맞춘 교과과정과 훌륭한 교수진에 있다.

전문 언론인을 위한 학위과정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에는 총 세 개의 전공 프로그램이 있다. 이학 석사(Master of Science, 이하 MS) 과정은 학부 졸업생이나 약간의 기자 경험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10개월 동안 학생들은 취재, 인터뷰, 기사작성, 편집 등을 배우며 기본기를 탄탄히 익힌다. 언론 윤리, 철학, 법률 또한 비중 있게 다룬다. 브렛 시오네(Brett Cione) 입학처 담당자는 “모든 교육의 중심에 윤리가 있다”며 “학생들이 기본기와 더불어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구현해내길 바라는 교육철학에 따라 커리큘럼을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MS과정의 전공 트랙은 신문, 방송, 잡지, 혹은 디지털미디어로 세분화 되며 학생들은 각 트랙에 맞게 그래픽, 동영상 제작, 소셜 미디어 등을 배운다. 또한 경영학, 법학, 공학, 종교학 등을 복수학위로 진행할 수 있다.

▲ 뉴욕 시 맨해튼 모닝사이드 하이츠에 위치한 컬럼비아대학.
문학 석사(Master of Arts, 이하 MA) 과정은 최소 3~15년의 기자경력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이 과정은  정치, 예술과 문학, 과학, 비즈니스 등에 특화된 전문기자 양성이 목표다. 입학처 담당자 시오네는 “MS와 MA의 큰 차이는 MS가 기초를 중심으로 하는 경력이 적은 취재기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라면 MA는 경험이 많고 전문 분야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예술과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경우 건축학개론, 영화, 연극사, 재즈 등의 과목을 이수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술 전문 기자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심화된 전공 지식을 배운다. 

이 외에 박사학위(Ph.D) 과정은 소수정예로 매해 4명의 학생만 받고 있다. 저널리즘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연구하는 박사 과정은 컬럼비아대학의 모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박사 과정 중 커뮤니케이션 전공인 서수민 씨는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의 교수들은 대학원생들과 거리낌 없는 교류를 통해 학문활동에 적극적인 도움을 준다”며 “교수의 축적된 노하우를 공유하는것은 물론 광범위한 언론계 인맥 매칭을 통해 전문 언론인으로써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퓰리처상 수상자들로 이뤄진 교수진

▲ 컬럼비아대학 저널리즘 대학원 건물 1층에 있는 조세프 퓰리처(1847년 ~ 1911년)의 동상. 사후 그의 유언에 따라 1917년 퓰리처상이 제정됐다.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은 퓰리처상 수상자와 오랜 경력을 갖춘 베테랑 기자가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학원장 스티브 콜(Steve Coll)은 20여 년간 워싱턴포스트에서 기자생활을 했으며 두 번의 퓰리처상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뉴요커(The New Yorker)에 글을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국제정세와 포토저널리즘 전공 하워드 프렌치(Howard French) 교수는 1986년부터 뉴욕타임스의 기자로 활동했으며 18년 간 일본, 한국, 중국, 중앙아메리카 등에서 뉴욕타임스 지국장을 맡았다. 그가 작성한 기사는 퓰리처상 후보작으로 지명된 적이 있으며 더네이션(The Nation), 롤링스톤(Rolling Stone)등의 잡지에도 연재된 경력이 있다. 이 외에도 20년 넘게 영국 가디언지에서 기자활동을 한 에밀리 벨(Emily Bell) 교수나 필리핀에서 최초로 탐사보도 매체(Philippine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를 설립한 쉐일라 코로넬(Sheila Coronel) 교수 등 다양한 경력의 교수들이 학생들의 지도를 맡고 있다.

색다른 수업방식도 눈에 띈다. 교수진은 기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강의실에서 ‘소크라테스 메소드’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선배 기자로서의 현장경험을 미래 후배 저널리스트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수준 높은 교수진과 강의는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이 세계적인 저널리스트들을 배출하는 저력이다.

탄탄한 연구성과로 언론변화 이끌어내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에 있는 여러 연구기관은 대학원만큼 유명하다. 탐사보도 연구기관 토니 스태빌 센터(Toni Stabile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 디지털 저널리즘 연구기관 타우 센터(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 외에도 분쟁지역 보도 연구기관 다트 센터(Dart Center for Journalism and Trauma), 스탠포드 대학과의 협력으로 미디어 혁신을 연구하는 브라운 센터(Brown Institute for Media Innovation)가 있다.

▲ 취재단이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 내부에서 커리큘럼 등을 취재하는 모습.
디지털 저널리즘이 각광받는 시대에 맞게 언론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타우 센터는 에밀리 벨 교수의 지도 아래 디지털 저널리즘을 연구한다. 최근 진행된 연구로는 데이터 저널리즘, 센서 저널리즘(무인 정찰기, 환경 센서 네트워크), ‘스노우 덴 이후의 저널리즘’ 등이 있다. 타우 센터는 변화하는 언론의 플랫폼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 언론계와 학계는 타우센터의 보고서를 참고해 커리큘럼에 변화를 주거나 취재 환경을 개선시킨다.

벨 교수는 “타우센터가 생긴 이후 데이터관련 과목이 10개 이상 늘었다”며 “앞으로 대학원이 나아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 행정실도 타우 센터의 연구 공간을 확장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언론사가 ‘모셔가는’ 졸업생들
컬럼비아 저널리즘 스쿨은 매년 3월 ‘취업박람회’를 연다. ‘커리어 엑스포’라는 명칭으로 열리는 이 박람회는 약 100여 곳의 언론사에서 200여 명의 직원들이 나와 스카우트 전쟁을 벌인다.

▲ 캠퍼스에서 자유로이 독서를 즐기고 있는 학생.
입학처 관계자 시오네는 “미국내 최대규모 박람회가 열린다는 것은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우수성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언론사가 학생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취향에 맞는 언론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람회에 참가하는 언론사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NBC, CNN 등 세계적인 매체부터 허핑턴포스트, Vox, 프로퍼블리카 등 신생 온라인매체까지 광범위하다.

기성 언론사 취직에 관심 없는 졸업생들은 1인미디어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한다.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의 커리어센터는 졸업생의 스타트업  매체에도 적극 지원한다. 1인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학생 개인에 적합한 미디어 플렛폼을 제공하는 등 학생들의 진로를 꼼꼼하게 책임진다. 실제로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의 취업률은 100%를 자랑한다. 컬럼비아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입사가 보장될 만큼 업계에서 컬럼비아 학생들의 명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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