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충현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금년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개최되었다. 생물다양성은 종다양성만으로는 지구상의 생명체들을 지속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종 하부의 유전자 다양성과 종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서식지) 다양성을 같이 보전해야한다는 내용을 정립한 개념이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은 유전자 다양성과 종다양성, 서식지 다양성을 함께 포괄하는 개념으로 생물다양성의 보전은 전 지구적으로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중요한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대표적 국제협약으로서 1992년 브라질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158개국 대표가 서명해 채택되었다. 우리나라는 154번째 회원국이다. 협약 당사국총회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공정한 분배를 목적으로 2년 마다 개최된다. 올해는 12번째 회의로서 194개국 당사국 대표단·국제기구·비정부기구·기업 등 2만여 명이 참석하여 진행되었다.
최근 생물다양성 보전에 있어 중요한 주제가 되는 것은 생태계서비스와 도시생물다양성 증진, 전통지식의 활용과 관련된 부분이다. 생태계서비스는 생물다양성이 인류의 복지를 증진하는 효용(서비스)에 대한 서비스를 의미한다.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조건들이 생물다양성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생태계서비스의 효용은 국가마다 매우 다르다. 선진국일수록 생태계서비스의 양이 크고 후진국으로 갈수록 감소된다. 그런데 선진국이 누리는 생태계서비스의 내용이 사실은 후진국의 희생에 의해 유지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이런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자원의 보전과 공정한 분배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전통지식과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도 선진국에 의해 점유된 후진국의 전통지식을 체계화하고 그 이익을 당사국과 공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으로 생물다양성 보전문제에서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도시생물다양성 분야이다. 전 세계는 2000년 현재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는 시대로 변화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도시거주 인구 비율이 90%를 넘어섰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도시지역의 생물다양성 유지는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도시의 생물다양성 유지는 도시의 열섬현상 및 대기오염 등을 감소시키는 등 도시의 쾌적성 증가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이제 인류의 미래와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대회가 개최된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이 기회를 통해 아직은 대중적인 인식이 부족한 생물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