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미당문학제를 가다

▲ 미당시문학관으로 가는 질마재길은 국화가 만발했다.
질마재길은 추국(秋菊)이 한창이었다. 이번 ‘2014 미당문학제’의 부제 ‘꽃아! 문 열어라 꽃아!(‘꽃밭의 독백(1961)’ 中)’처럼 가을 국화 내음이 미당시문학관의 문을 활짝 열어 주고 있었다.

‘한국어의 미(美)를 가장 잘 살린 시인’ 미당 서정주의 시 정신을 기리는 ‘미당문학제’가 11월 1일부터 이틀 동안 열렸다. 우리대학 한국문학연구소(소장 김춘식)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15명의 백일장 참가자들을 비롯, 문인들과 학생들 포함 총 6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로 8회를 맞은 미당문학제에는 미당백일장을 포함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됐다. 1일에는 박형준(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와 함명춘, 김성규, 박소란 시인 등이 참석한 ‘시인과의 대화’ 행사가 진행됐다. 또한 우리대학 석좌교수 신경림, 문정희 시인과 제14회 미당문학상 수상자 나희덕 시인의 특별 강연도 마련됐다.
 
▲ 특별 강연을 한 신경림, 문정희, 나희덕 시인(좌측부터).
특히 신경림 시인은 강연에서 “바야흐로 언어가 위기에 빠진 시대다. 세계의 여러 언어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때에 시가 오히려 빛날 수 있다. 시가 우리말을 지키는 파수꾼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시를 사랑하는 참가자들의 공감을 이끌기도 했다.
 
시의 탄생을 함께하는 백일장
 
미당문학제의 백미는 단연 미당백일장이다. 미당백일장은 여느 백일장과는 다르게 1박 2일로 이뤄진다. 단순히 글을 쓰고 심사하고 그에 맞는 상을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심을 통해 참가자를 선별하고 기성 시인들과 ‘시인학교’를 함께한다. 프로그램은 강연과 토론, 예심 작품들에 대한 합평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로써 참가자들은 시를 쓰고 발전시키는 모든 과정을 함께하게 된다. 예비 시인들이 새로운 시의 씨를 뿌리면, 기성 시인들은 그 씨가 발아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다.
 
‘시인학교 합평회’는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성규 시인은 “저명한 문예지에 실리는 시보다 이런 백일장에서 나오는 시가 어떤 점에서는 훨씬 훌륭하다”고 평했다. 이어 참가자들에게 “시는 자신을 드러내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며 지금 잘 쓰는 것보다 계속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합평에 참가한 안양예고 1학년 강혜원 양은 “학교에서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며 오늘 배운 만큼 더 기본기에 충실한 시들을 써야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2일 열린 백일장의 장원은 우리대학 나지환(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1) 군의 ‘가을 모녀’가 차지했다.
 
▲ 미당백일장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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