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에 최근 가장 큰 이슈는 골문이다. 김승규의 화려한 등장과 함께 ‘김승규 대세론’이 생겼지만 이를 깨뜨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 학교 동문 김진현이었다. 

브라질월드컵 동안 한국 축구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 동시에 그 속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이 골문이다. 눈에 띄게 둔해진 정성룡 대신 김승규가 떠오르면서 많은 축구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다른 스토리가 쓰여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현이 만만치 않은 경쟁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지난 9월과 10월 네 번의 A매치 평가전을 취재했다. 그때마다 김진현과 자주 마주쳤다. 김진현의 첫 단추는 아쉬웠다.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나선 김진현은 골킥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다행히 대표팀이 역전승을 거뒀지만 김진현의 얼굴은 어두웠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진현은  “확실히 리그와 대표팀 경기는 다르다.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집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경험을 해서는 안 되는 나이고 이제는 경험을 활용해야 되는 나이인데 오늘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실패를 안고 다시 나선 10월에 반전에 성공했다.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선방쇼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새로운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때마침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고서 처음 맞이한 A매치에서 김진현이 맹활약을 펼친 것이다. 인상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이제 막 태극전사를 지휘하기 시작하면서 무실점 승리를 일차 목표로 세웠던 슈틸리케 감독에게 김진현은 이날 찾은 보물이나 다름 없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감독은 김진현의 이름을 되뇌였다. “오늘 경기 중에 골키퍼가 너무 잘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 사이 코스타리카전에서 3실점한 김승규와는 대비를 보였다. 상대 전력의 차이는 있었지만 일단 대표팀 골문 경쟁의 조건을 갖췄음을 몸소 입증했다. 김진현은 알고 보면 만능형 골키퍼다. 손 끝도 좋고 발 밑도 좋다. 민첩성에서는 김승규가 강세지만 김진현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은 내년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과연 김진현이 호주행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