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교류연구원의 ‘울릉제도’ 공동 학술 심포지엄 현장취재

▲ 독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독도의 모습.

우리나라 동쪽 제일 끝에 위치한 독도를 다녀왔다. 독도에 발을 내딛자 뱃멀미로 인해 울렁거리던 속은 뛰는 가슴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첨예한 한일 영토 갈등 속에 우리 땅이지만 우리 땅임을 증명해야만 하는 아픈 땅 독도는 왠지 모를 애국심을 일으켰다. 배 안 창문을 통해 본 가제바위 위에는 더 이상 강치 무리가 없다. 바위에 누워 햇빛을 즐기던 강치는 일본의 무자비한 포획으로 자취를 감췄다. 슬픈 역사를 지닌 독도는 그럼에도 위용을 지키고 있었다.

지난달 9일부터 12일까지 울릉군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우리대학 대외교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국연구재단 학제간 융합연구 학술 심포지엄과 학술답사가 울릉도와 독도 현지에서 열렸다.

 
독도와의 만남
▲ 독도 동도 해안에 위치한 영토 표지석.
학술답사팀은 3박 4일간의 여정 중 꼬박 하루를 이동해 울릉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튿날 새벽부터 독도를 가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태풍 ‘봉퐁’의 영향으로 해양기상은 좋지 않았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답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의 김윤배 박사와 합류해 ‘독도평화호’를 타고 독도로 향했다. 약 두 시간 파도를 헤치고 창문으로 독도를 접했다.

“어머, 독도야”하는 상기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렇게 자연 그대로의 웅장한 독도를 마주했다. 배에서 내리니 ‘독도이사부길’이라는 파란색 길 안내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거센 바닷바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돌섬 독도는 눈이 부시도록 선명했다. 대외교류연구원의 심재욱 박사는 해안가의 독도영토표지석을 강조했다. 1954년 울릉군이 독도 동도 서쪽해안에 설치한 이 표지석은 그 자리에서 항상 강직하게 독도는 우리 땅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독도연구의 새로운 시각 제시
독도를 답사하고 다시 울릉도에 돌아온 답사팀은 울릉군 도동 한마음회관에 모여 학술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가장 큰 이슈는 대외교류연구원장 한철호 역사교육과 교수의 발제였다. 한 교수는 이번 발표를 통해 한ㆍ일 독도분쟁에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심포지엄에서 독도연구에 대한 역사적 자료들과 촘촘한 학술적 뒷받침이 공개되자 장내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졌다. 
 
특히 한 교수는 일본이 1875년 제작한 ‘조선동해안도’에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영토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발굴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조선동해안도’는 당시 일본 정부의 영토인식을 대변하던 수로부가 간행한 자료다. 여기서 일본은 명백히 독도를 조선의 영토로 표기했다. 일본 스스로 독도가 조선영토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나아가 이를 개정·간행한 ‘조선동안’(1893)에서도 독도를 모두 조선 영토로 명시했다. 
 
한 교수는 “일본이 독도가 조선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자료로써 큰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또 울릉도와 독도가 모자관계에 있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울릉제도(鬱陵諸島)’라는 명칭을 제안하기도 했다. 
 
“깊이 있는 연구 필요”
하지만 한 교수는 논문에서 “과거 독도 연구에 일본 수로부가 1875년 ‘조선동해안도’를 간행한 사실을 간과하고 1876년의 소개정판을 근거로 발행연도를 규정하고, 1996년 이종학이 일본 국립공문서관 소장의 ‘조선동해안도’ 3점을 발굴하면서 1889년 소개정판을 1887년으로 오기한 사실을 그대로 수용했으며, 1893년 ‘조선동안’으로 바뀌었다가 1899년경 폐간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1905년까지 지속적으로 간행되었다고 단정하는 등의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러한 오류를 발견한 것이 연구자로서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독도에 대한 연구자들의 더욱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울릉도 독도 해양연구기지 설립에 공을 세운 김윤배 박사도 “국내에서 독도연구를 정말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하는 분이 있나 돌이켜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일시적 호기심이나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학술연구는 이와 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울릉제도 학술대회에 참석한 동국대 대외교류연구원 연구원들과 학술답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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