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아시안게임을 맞이한 한국은 종합 2위 수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특히 구기종목들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한국 농구의 약진도 작은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안방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당초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중동의 강세와 중국의 높이 등은 넘어야 되지만 극복하기에 어려운 변수로 한국을 괴롭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진하고 있다. 필리핀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벌인 경기는 역사에 남을 만한 장면이 됐다. 승리의 원동력에 여러 가지가 손꼽힌다. ‘만수’유재학 감독의 용병술은 빼놓을 수 없다.

유 감독의 별명은 ‘만수’다. 국내 프로리그에서는 이미 검증받은 지략가다. 만 가지의 경우의 수를 들고 나서는 유재학 감독은 적절한 전술 변화로 위기를 승리로 이끈다. 때로는 선수들을 힘들게 한다. 다채로운 전술을 소화할 수 있어야 유 감독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농구계에 널리 퍼져 있다. 농구 전술에서 핵심은 가드와 포워드다. 전술의 첫 시작점인 가드와 포워드의 활약도에 따라 전술의 성패가 갈린다.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에서 가드 김선형, 포워드 문태종 등의 활약이 돋보이는 점도 맥락을 같이 한다.

아시안게임 영광의 순간을 떠올린다면 ‘천재 가드’ 김승현(체교 01졸) 동문을 제외할 수 없다. 김 동문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국 농구에는 김 동문과 같은 가드들의 배출이 항상 필요했다. 외곽슛 빈도를 높이고 전방위 프레싱 수비를 펼치는 한국형 농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드의 패스와 활약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드는 유재학 감독의 전술을 더욱 완벽히 해줄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시즌 LG로 김시래를 보내는 등 가드의 교체를 감행했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유 감독에게 가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김 동문과 같은 스타일의 가드는 유 감독을 흡족하게 할 만하다.

유 감독은 한 때 “국내 톱 가드는 김승현”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제 2의 김승현의 등장을 바라는 가운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김선형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가능성을 보인 점은 고무적이다. 최근 월드컵 등 세계 무대를 경험할 기회가 늘면서 팀의 밸런스도 좋아지고 있다. 김선형 등 이번 가드진이 유 감독의 전술을 완벽히 이행하며 김 동문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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