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쥬얼 프로그래밍’이라는 과목이 있다. 공과대학 학문기초 과목인 이 강좌는 ‘Visual Studio 6.0’이라는 개발도구를 이용해 ‘Basic’이라는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는 수업이다. 현재 7개의 동일 과목이 개설돼 있으며 200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 문제가 발생해 수업이 지체됐다고 한다.

바로 ‘Visual Studio 6.0’의 문제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XP 지원 중단 정책 때문에 학내 모든 컴퓨터는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윈도우 7으로 업데이트 되었다. 이 와중에 Visual Studio 6.0이 삭제되고 Visual Studio 2010이 설치된 것이다. 6.0과 2010은 기본적인 사용법이 같으나 화면 구성과 기능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해당 과목의 교수진은 정보관리처에 Visual Studio 6.0을 다시 설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수업 장소가 공용실습실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학생들의 사용을 금지시키며 하나하나 프로그램을 설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강의는 Visual Studio 2010에 맞게 수정됐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며 수업은 지체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연휴까지 겹쳐 3주차가 돼서야 겨우 수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해프닝이다. 학기 초에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컴퓨터 운영체제가 바뀌면서 벌어진 단순한 사고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다.

‘비쥬얼 프로그래밍’은 2004년에 개설된 과목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같은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1998년에 개발된 낡은 개발도구를 아직 기초교양 수업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IT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유능한 IT 인재를 양성해야 할 우리대학이 굳이 오래된 커리큘럼을 따를 이유가 무엇인가.

고착된 커리큘럼을 검토하고 새롭게 수정해야 한다. 학교의 발전은 이런 작은 부분에서 앞서 나가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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