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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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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인초대석 <6> 소득불평등 연구 김낙년 교수‘한국의 피케티’, 한국사회 소득불평등 연구의 화두를 던지다

   
 
한국 소득불평등도 보여주는 새 국제지표 등재, 지난 100년간 한국 국민계정 장기통계 데이터베이스화… 경제사학자로써 큰 성취를 이뤄온 우리대학 경제학과 김낙년 교수. 올해 한국학분야 토대연구지원사업에 선정돼 또 다른 연구를 준비하고 있는 김낙년 교수를 만나 경제사학자로써의 그의 학문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쓴 ‘21세기 자본론’이 소득불평등과 분배에 관한 화두를 던지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9월 18일 피케티의 방한을 앞두고 재계는 각종 세미나를 열고, 수많은 취재진과 지식인들이 몰려들었다. 한국판 출간 10일만에 3만 부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피케티 열풍’속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한 명이 있다. 바로 우리대학 경제학과 김낙년 교수다. 9월 19일에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피케티는 김낙년 교수의 논문을 언급하며 한국의 소득불평등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꼬집었다.
김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2012년 한국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87%로, 일본(40.5%), 영국(39.15%)보다 높게 나타났고 불평등이 심각한 미국(48.16%)에 근접했다. 기존의 통계청 자료를 활용한 지니계수보다 소득불평등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소득불평등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 점에서 김 교수의 논문은 국내외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 김낙년 교수가 공동집필한 ‘한국의 장기통계-국민계정’과 전 세계에 분배논쟁을 일으킨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

한국, 부유세 부과 현실적으로 어려워

피케티는 소득불균형 현상의 대책으로 글로벌 부유세 부과를 제안했다. 이 해법이 한국 경제에도 적용 가능하냐는 물음에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부유세라는 것은 소득이 아닌 자산에 부과하는 세금인데, 자산을 파악하는데 여러 가지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누진 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세금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고 했다.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분배 악화를 막는 일이다.  우리나라 고도성장기에는 성장의 혜택이 하위계층까지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에 분배를 위한 정책이 없었음에도 성장과 분배가 양립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공교육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국 소득불평등 국제비교 가능해져

피케티를 필두로 여러 경제학자들이 구축한 ‘월드 톱 인컴 데이터베이스(WTID : The World Top Incomes Database)’에는 국세청 자료를 활용한 28개국의 소득불균형 데이터가 들어있다. OECD는 이 WTID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국의 소득분배 분석 보고서를 쓴다. 하지만 그동안 WTID에 한국 관련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은 OECD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에서 빠져있었다.
김 교수는 통계청 가계조사 자료로 측정되는 지니계수에 허점을 발견하고 국세청 자료를 이용해 소득불평등 연구를 했다. 어떻게 기존 통계 방법의 문제점을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국민계정, 국세청 자료와 가계조사 자료를 같이 분석하는데, 가계조사 자료에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나왔다. 우리나라 금융소득이 50조 원 정도 되는데, 가계조사 자료로 금융소득을 합계해보니 2조 5천억 원만 집계됐다”며 기존 통계에 금융소득의 대부분이 반영되지 않는 허점을 발견한 것이 연구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기존의 통계와 국민계정, 국세청 자료 등을 비교하는 크로스 오버 방식을 사용하여 소득불평등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 교수의 논문과 데이터는 국제저널에 발표되고 WTID에도 등재됐다.
소득집중도 연구의 의의를 묻자 김 교수는 “WTID의 데이터들은 상대적이다. 과거에 비해 현재가 어떤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어떤지 등 데이터들 간의 비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제 우리나라 소득불평등도 국제 비교가 가능하게 된 것이 큰 소득”이라고 했다.

장기 역사통계 연구에도 박차

김 교수는 소득집중도 연구뿐만 아니라 장기통계 연구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의 장기 역사통계’라는 연구 과제로 2014년 한국학 분야 토대연구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연구 과제에 대해 김 교수는 “국민계정뿐만 아니라 인구통계, 임금, 노동력, 무역, 교육 등 20개 분야별로 지난 100년간의 수량적 정보를 집대성하는 것”이라며 사회 전반적인 추이를 다 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년간의 꾸준한 연구로 김 교수는 2012년에 국민계정에 관한 장기통계 논문을 출간한 바가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히토츠바시대학 경제연구소가 이 논문을 일본어로 번역했고 도쿄대학출판부에서 출간했다. 또한 경제사학 대표 저널인 ‘Explorations in Economic History’에도 김 교수의 논문이 실렸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히토츠바시대학 경제연구소의 장기경제통계 자료를 쓰는데, 그 곳에서 이 논문을 번역, 출판했다는 것은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된 셈”이라고 했다. 또한 “국민계정 장기통계를 정리했던 경험은 소득집중도 연구를 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며 이전 연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장기통계는 역사에 수량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일관된 통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우리나라는 각 시기별로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등 정치적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각 시기의 통계가 일관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관된 장기통계를 구축하게 되면 시공간을 초월해 자유자재로 비교 가능하게 된다”며 장기통계의 필요성과 의의를 역설했다.

경제사학자의 역할에 최선 다해야

경제사학자로써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현재의 모습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long-term and international perspective가 필요하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장기적이고 국제비교가 가능한 콘텐츠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는 안목을 높이는 것이 경제사학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소득집중도 연구, 장기통계 연구가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경제사학자로써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사학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낙년 교수 프로필
△도쿄대학 대학원 경제학 박사 △낙성대 경제연구소 소장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남우정 기자  woojung212@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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