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과 홈페이지에 접속해 봤다. 먼저 화면 한가운데 커다란 공백이 눈에 띈다. 배너의 위치도 어색하고 전체적으로 틀이 맞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글자가 잘려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다. 내용을 살펴보니 간단한 학과 정보만 있을 뿐 게시글은 전혀 없다. 홈페이지가 관리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사학과뿐만이 아니다. 기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국어국문학과, 물리학과, 행정학과 등 20여 개의 학과가 홈페이지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곳들마저 전체적인 레이아웃이 어긋나 보기에 불편하다. 말 그대로 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학과 홈페이지가 이처럼 무용지물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 부속기관과 학과별 홈페이지는 윈도우 XP를 기반으로 한 웹 솔루션을 통해 제작됐다고 한다. 그런데 2006년 처음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업데이트 한번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서비스가 종료된 운영체제의 솔루션을 사용하다 보니 웹 표준이 지켜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웹 표준을 지키지 않으면 최신 버전의 익스플로러, 사파리, 크롬, 오페라 등의 브라우저를 이용할 경우 특정한 부분이 표시되지 않는다. 특히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로는 접속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인터넷 시대, 홈페이지는 우리대학의 얼굴이다. 여기에는 학생들 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접속한다. 부실한 홈페이지는 비웃음을 살 수밖에 없다. 예비 신입생이 학과 홈페이지에서 학과 활동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다 아무 게시글이 없는 것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학교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가 아닌가.

우리대학은 16일 발표된 QS 세계대학 평가에서 551~600위권에 들었다. 작년 601~650위권에서 50위 가량 상승한 순위다. 그러나 300위, 200위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려면 작은 것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홈페이지 정비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관리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전담 직원을 구성해야 한다. 각 학과들도 게시물을 주기적으로 올려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학교의 제대로 된 문제의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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