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닌다. 이 수첩에 하루의 일정과 생각들을 적어 놓는다. 일상의 메모들은 생각을 정리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지난 학기 동안 내 수첩은 수습기자 생활을 하며 적었던 메모들로 가득 찼다. 교육 내용, 회의 안건들, 취재 일정, 이리 저리 고친 기사의 뼈대들, 여러 전화번호와 이름들….

이렇게 돌아보면 많은 일을 한 듯하지만 결과물은 개인적으로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기사 문체는 익숙지 않았고 인터뷰 준비는 난항을 겪었다.

무엇보다 기자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모토를 아직 스스로 찾지 못했다. 학교라는 소사회 속에서 학보사는 어떤 위상을 가져야 하는지, 언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반면, 수습기자 생활을 거치면서 여태 겪어보지 못한 많은 경험을 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 번 사람들과 소통하는 연습을 했고, 여러 취재와 활동 등을 통해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도 더욱 유연해질 수 있었다.

정기자가 되는 지금, 64절 크기 작은 수첩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제 새로 마련한 수첩에는 수습기자의 풋풋한 취재내용을 넘어 정기자의 진중한 고민이 담겨야할 것이다. 앞으로 무엇을 적어 내려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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