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학술상 창작분야 가작 1석

산다는 건 말이야 이렇게 유창하게 서두를 꺼내는 것은 언제나 부끄럽습니다. 어설프게 웃을 뿐입니다.

다만 삶이 論理(논리)나 形而上(형이상)을 넘어선, 보다 엄숙한 것이 아닐까 짐작할 따름입니다.

詩(시)에 대해서도 그 이상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때때로 괴로워질 때, 내 자신이 너무도 비겁하여 도저히 잠들 수 없는 밤, 그래서 정직한 것이라곤 자멸이나 포기 뿐이 아닐까 스스로 물어볼 때, 나는 구원처럼 우리의 의식 저 밑바닥에서 불꽃으로 타고 있을 하나의 은밀함을 믿습니다.

그 최후의 아름다움에 순수라는 말을 쓴다면, 더욱 결벽한 순수를 위해서 生(생)의 추악한 양면성을 인정해야 하겠지요.

절망이라든가 포기라는 말 역시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싫은 反語(반어)가 아닐런지요.

열심히 쓰겠다고, 지켜보아 주시는 분들게 다짐 드리며 어느 겨울 날 친구로부터 보내온 말로 맺을까 합니다.

스물이 되고, 설흔이 되고, 마흔이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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