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시민 사회 체제를 위한 칸트의 고뇌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은 임마누엘 칸트가 저술한 ‘역사철학’의 두 번째 주제다. 이 책을 통해 칸트는 시민적 정치 체제의 완벽한 구현을 위해 자신이 생각한 역사 철학을 보여준다. 칸트의 역사철학은 총 일곱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의 장들은 칸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중에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은 칸트가 생각한 역사철학들의 핵심이 담겨있으며 칸트는 이를 9개의 명제로 정리했다.

 특히 제6명제에서 “시민 사회의 건설은 가장 어려운 문제이면서 동시에 인류에 의해 가장 나중에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사회화하려는 경향과 동시에 개별화하려는 성향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으므로 다양한 시련에 부딪히게 될 것도 예측할 수 있는 존재다. 인간은 필요에 의해 사회라는 속박의 상황으로 들어가 자기 자신을 훈련하고 사회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속성 때문에 시민사회가 구축될 수 있는데, 이 사회 안에서도 인간은 이기심 때문에 양보를 잘 하지 않는다. 이 사회 또한 질서유지를 위해 지배자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는 지배자 또한 인류 가운데서 선출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칸트는 최고의 지배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른 모든 과제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고, 이 과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단지 그러한 이념에 접근해 가는 것이 자연으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역설한다.

 이 명제에서 등장한 시민사회 지배자는 현대사회 정치인들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정치인을 어떻게 선출하고 지도자로 임명할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칸트가 말한 ‘공적인 정의의 지배자’는 결국 시민의 손에서 탄생된다. 사회 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 역시 사회적 감시세력이 없다면 자유와 권력을 남용할 수도 있다. 이것이 칸트가 말한 시민사회 건설의 가장 큰 난점이다.

 이러한 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바로 시민사회의 정치참여이고, 정치참여는 선거와 투표로 상징된다. 시민사회는 선거를 통해 자신이 선출한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사회의 정치권력과 기업, 종교 등이 어떻게 타락했는지를 보여줬다. 또 세월호사건은 우리 시민사회체제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 변화는 선거와 투표라는 시스템을 통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6.4지방선거 투표율은 56.8%에 그쳤다. 칸트는 이미 이러한 인간 사회의 문제점을 꿰뚫어보고 있었던 것 같다. 칸트는 완벽한 시민사회의 건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투표율로는 칸트의 지적이 옳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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